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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적
- 05 Jan, 2026
견적서 작성, 얼마를 매겨야 할까? 고민의 흔적
견적서 작성, 얼마를 매겨야 할까? 고민의 흔적 새벽 2시의 계산기 견적서 쓰는 중이다. 새벽 2시. 계산기 앱을 열었다 닫았다 벌써 열두 번째. "로고 디자인 견적 주세요." 메일은 짧았다. 내 고민은 길다. 50만원? 너무 싼가. 150만원? 안 받아줄 것 같은데. 100만원? 애매하다. 프리랜서 4년 차. 견적 매길 때마다 이렇다. 정답이 없다는 게 문제다.처음엔 몰랐다 인하우스 디자이너 4년 했다. 월급 정해져 있었다. 편했다. 프리랜서 되고 첫 견적서. "얼마 받으면 되나요?" 선배한테 물었다. "시간 계산해. 최저임금보단 높게." 그렇게 내 첫 견적서는 30만원. 로고 디자인, 수정 무제한. 3주 걸렸다. 수정 17번. 시급 계산했더니 8000원. 편의점 알바보다 싸게 받은 거다. 그날 밤 울었다. "이게 프리랜서구나."클라이언트 규모부터 본다 지금은 다르다. 견적 요청 오면 먼저 클라이언트 본다. 대기업인가. 중소기업인가. 스타트업인가. 개인인가. 이거부터 파악한다. 대기업 프로젝트.로고 디자인: 200만원~500만원 웹 디자인(10페이지): 500만원~1000만원 앱 UI(20화면): 800만원~1500만원중소기업.로고: 100만원~200만원 웹(10페이지): 300만원~600만원 앱(20화면): 500만원~800만원스타트업 시드 단계.로고: 50만원~100만원 웹(10페이지): 200만원~400만원 앱(20화면): 300만원~500만원개인 사업자.로고: 30만원~80만원 웹(5페이지): 100만원~200만원이게 내 기준이다. 4년간 쌓은 데이터. 대기업한테 50만원 받으면 손해다. 개인한테 500만원 부르면 일 못 받는다. 현실이다. 프로젝트 규모가 핵심이다 클라이언트 규모만 보면 안 된다. 프로젝트 규모가 더 중요하다. 같은 "웹 디자인"이어도. 5페이지인가. 50페이지인가. 반응형인가. PC만인가. CMS 연동하나. 퍼블리싱까지 하나. 전부 다르다. 지난주 견적서 예시. 프로젝트A: 소규모 쇼핑몰페이지: 7개 반응형: X 작업 기간: 2주 견적: 280만원프로젝트B: 기업 브랜드 사이트페이지: 15개 반응형: O 인터랙션 애니메이션 10개 작업 기간: 5주 견적: 850만원B가 3배 비싸다. 일이 3배 많으니까. 당연한 거다.마감 기간이 가격을 바꾼다 "이번 주까지 가능하세요?" 이 한마디에 견적서가 바뀐다. 정상 일정: 3주 급한 일정: 1주 급하면 1.5배 받는다. 너무 급하면 2배. 왜냐. 급한 일 받으면 다른 일 미룬다. 야근한다. 주말 없다. 스트레스 3배. 그럼 돈도 더 받아야지. 실제 사례. 명함 디자인정상(1주): 30만원 급함(3일): 50만원 미쳤음(내일): 80만원"내일까지요." "네, 80만원입니다." "에? 왜 이렇게 비싸요?" 설명한다. "급하시니까요. 다른 일정 다 미루고 밤새 작업합니다." 대부분 이해한다. 안 하면 안 받는다. 내 시간도 돈이다. 너무 싸게 부르면 생기는 일 신입 프리랜서 친구가 물었다. "일 받고 싶어서 50만원 불렀는데, 흥정하네요." 답했다. "너무 싸게 불러서 그래." 역설적이다. 싸게 부르면 더 깎으려 한다. 30만원 견적 → "20만원 안 되나요?" → 클라이언트: "별로 안 중요한 일이구나" 300만원 견적 → "280만원 가능하세요?" → 클라이언트: "전문가네. 제대로 된 일이야." 가격이 태도를 결정한다. 싸게 받으면.수정 무한 요구 "금방 되는 거 아니에요?" "이것도 해주세요" (추가 비용 없이) 야밤 카톡 존중 안 함비싸게 받으면.수정 범위 지킴 일정 존중 추가 비용 협의 정중한 태도 레퍼런스 제공경험으로 안다. 너무 비싸게 불러도 문제다 반대도 있다. 작년에 대기업 견적 넣었다. 앱 UI 30화면. 2000만원 불렀다. 답 없었다. 나중에 알았다. 다른 프리랜서가 1200만원에 받았다고. 내 견적이 과했다. 시장 가격 파악 못 했다. 비싸게 부르면.아예 답 없음 다른 사람 찾음 블랙리스트 가능성적정선이 있다. 내 기준: 시장가 ±20% 더 비싸면 일 안 들어온다. 더 싸면 내가 손해. 실제 계산 방법 견적서 쓸 때 내가 하는 방식. 1단계: 작업 시간 예측이 일 며칠 걸리나 하루 몇 시간 작업하나 수정 시간 포함예: 로고 디자인리서치: 4시간 스케치: 8시간 디지털 작업: 12시간 수정 3회: 6시간 최종 파일 정리: 2시간 → 총 32시간2단계: 시급 설정 내 시급: 5만원 (경력, 실력, 포트폴리오 고려) 32시간 × 5만원 = 160만원 3단계: 프로젝트 난이도 반영쉬움: -10% 보통: 그대로 어려움: +20% 매우 어려움: +50%4단계: 클라이언트 규모 조정대기업: +30% 중소기업: 그대로 스타트업: -20% 개인: -30%5단계: 급한 정도 반영정상: 그대로 약간 급함: +30% 매우 급함: +50%~100%최종 견적 완성. 깎아달라는 요청이 오면 "견적이 좀 높네요. 할인 안 되나요?" 이 멘트가 제일 싫다. 대응 방법은 세 가지. 방법1: 거절 "죄송합니다. 이미 최선의 가격입니다." 확신 있을 때만. 대기업, 정당한 가격, 내 포트폴리오 강할 때. 방법2: 범위 축소 "예산이 부족하시면 범위를 줄이면 됩니다." 원래: 로고 + 명함 + 봉투 (150만원) 축소: 로고만 (100만원) 일은 줄이고 돈도 줄이기. 합리적이다. 방법3: 소폭 조정 "10% 정도는 조정 가능합니다." 중소기업, 장기 거래 가능성, 포트폴리오 필요할 때. 절대 안 하는 것: "50% 할인해드릴게요!" 이러면 끝이다. 다음에도 깎을 거다. 선금은 필수다 견적서에 항상 넣는다. "착수금 50% 선입금 후 작업 시작" 이거 없으면. 작업 다 하고 잠수 타는 클라이언트 있다. "급한 일 생겨서요, 나중에 입금할게요." 나중은 없다. 실제로 당했다. 300만원 프로젝트. 2주 작업. 최종 파일 보내고 연락 두절. 한 달 뒤 문자 보냈다. "죄송합니다, 사업이 안 돼서..." 150만원 날렸다. 그 뒤로 무조건 선금 50%. 안 주면 작업 시작 안 한다. "선금이요? 처음 듣는데요." 설명한다.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착수금 입금 확인 후 작업 들어갑니다." 그래도 안 주면. 일 안 받는다. 내 원칙이다. 계약서도 중요하다 견적서만으로는 부족하다. 계약서도 쓴다. 내가 넣는 항목들.작업 범위 (구체적으로) 작업 기간 총 금액, 지급 일정 수정 횟수 (보통 3회) 추가 작업 비용 저작권 귀속 중도 해지 조항특히 수정 횟수. 이거 안 정해놓으면 무한 수정한다. "계약서까지요? 너무 딱딱한 거 아니에요?" 아니다. 프로니까 계약서 쓴다. 대기업은 당연히 쓴다. 중소기업도 대부분 이해한다. 개인이 좀 거부감 있는데, 설득한다. "서로 보호하기 위해서요." 계약서 쓰면 마음 편하다. 분쟁 생기면 근거 된다. 프리랜서 커뮤니티에서 배운다 혼자 고민하면 답 없다. 커뮤니티 활용한다. "웹 디자인 10페이지 견적 얼마 받으세요?" 물어보면 다들 답한다."저는 500 받았어요" "클라이언트 규모에 따라 300~800" "급하면 +50%"시장 가격 파악된다. 내가 자주 가는 곳:프리랜서 코리아 (페이스북) 디자이너 단톡방 크몽, 숨고 견적 참고숨고 견적 보면 시세 감 온다. 경쟁자들 가격 보인다. 너무 싸게 받지 말자. 시장을 망친다. 포트폴리오가 가격을 올린다 3년 전 견적. 로고 디자인: 50만원 지금 견적. 로고 디자인: 150만원 3배 올랐다. 왜? 포트폴리오 늘었다. 대기업 로고, 유명 브랜드, 수상 경력. 이게 쌓이면 가격 올릴 수 있다. 클라이언트가 내 이전 작업 본다. "오, 이 회사도 하셨네요?" 신뢰 생긴다. 돈 더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 신입일 땐 싸게 받는 게 맞다. 포트폴리오 쌓아야 한다. 3년 차 넘으면 가격 올려야 한다. 실력 늘었으니까. 매년 10~20% 인상. 자연스럽다. 부가세 계산 까먹지 말기 프리랜서 초반에 실수했다. "100만원입니다." 견적 넣었다. 클라이언트: "부가세 별도죠?" 나: "...네?" 100만원 + 부가세 10만원 = 110만원 받아야 했다. 내가 10만원 손해 본 거다. 지금은 견적서에 명확히 쓴다."100만원 (부가세 별도)" 또는 "110만원 (부가세 포함)"일반과세자면 부가세 받을 수 있다. 간이과세자, 면세사업자면 부가세 없다. 나는 일반과세자. 무조건 부가세 10% 추가로 받는다. 세금계산서 발행하고. 나중에 부가세 신고할 때 낸다. 이것도 모르고 프리랜서 하면 손해다. 연봉 역산해서 생각한다 회사 다닐 때 연봉 4500만원이었다. 프리랜서 되려면 얼마 벌어야 하나. 회사 연봉에 포함된 것:4대보험 (회사 절반 부담) 퇴직금 유급휴가 각종 복지이거 다 내가 해결해야 한다. 역산하면. 연봉 4500만원 = 프리랜서 월 500만원 여기서 세금 빠지고. 보험료 빠지고. 실수령 350만원 정도. 그럼 월 500만원은 벌어야 한다. 월 500만원 = 연 6000만원 프로젝트당 평균 200만원이면 월 2~3건. 이게 내 목표 매출이다. 견적 쓸 때 항상 생각한다. "이 가격으로 한 달에 몇 건 해야 하지?" 고민의 끝 새벽 4시. 견적서 완성했다. 로고 디자인: 120만원 (부가세 별도)작업 기간: 2주 시안 3개 수정 3회 최종 파일: AI, PNG, JPG 선금 50% (60만원) 잔금 최종 파일 전달 후이메일 보냈다. "좋은 견적 감사합니다. 진행하겠습니다." 답장 왔다. 오케이. 이번 달 목표 300만원 중 120만원 확보. 견적서 쓸 때마다 고민한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경험은 쌓인다. 데이터는 늘어난다. 감은 생긴다. 4년 차 프리랜서. 아직도 견적서는 어렵다. 하지만 예전보단 낫다. 시급 8000원 받던 시절보단 훨씬.견적서, 오늘도 하나 보낼 준비 중이다. 이번엔 얼마 써야 하나.
- 26 Dec, 2025
PPT 디자인 외주도 받는 이유: 수입 다양화의 현실
PPT 디자인 외주도 받는 이유: 수입 다양화의 현실 본업 아닌데 왜 하냐고요 친구가 물었다. "너 UI 전문인데 왜 PPT까지 해?" 대답은 간단하다. 돈. UI 디자인 한 건당 200500만원. 프로젝트 기간 23주. 들어오면 좋은데 안 들어올 때가 문제다. 지난달 통장 입금 내역 보니까 250만원. 이번 달은 아직 0원. 다음 달 프로젝트는 미정. 이게 프리랜서다.그래서 받는다. PPT 디자인. 브랜딩 로고. 명함. 패키지. 심지어 SNS 썸네일도. 본업 아니라고 안 받으면 굶는다. 진짜로. 수입 다양화라는 그럴싸한 말 요즘 프리랜서 아티클 보면 다들 말한다. "수입원을 다각화하세요." 맞는 말이다. 그런데 현실은 좀 다르다. 내 1월 수입 구성:UI 디자인 (본업): 300만원 PPT 디자인: 80만원 로고 수정: 50만원 명함 디자인: 30만원 총 460만원UI만 했으면 300만원. 잡일 안 했으면 160만원 날렸다.2월은 더 극적이다:UI 디자인: 0원 (프로젝트 없음) PPT 디자인: 120만원 브랜딩 작업: 180만원 총 300만원본업이 없었다. PPT가 주업이 됐다. 수입 다양화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PPT 외주의 현실적 계산 클라이언트가 물어본다. "PPT 한 장에 얼마예요?" 이 질문이 제일 답하기 어렵다. 내 PPT 단가:기본 템플릿 수정: 20~30만원 (30분 작업) 20페이지 신규 제작: 80120만원 (35일) 투자 피칭용 고퀄: 150~200만원 (1주일) 급한 건 추가 50% (잠 못 자는 비용)UI 디자인과 비교하면:UI 프로젝트: 300만원, 3주 작업 → 시급 환산 5만원 PPT 30장: 100만원, 3일 작업 → 시급 환산 4만원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PPT가 훨씬 자주 들어온다.UI는 한 달에 1~2건. PPT는 주 1건. 안정성이 다르다. 클라이언트 스펙트럼 UI 클라이언트:스타트업 대표, 기획자 계약서 쓴다 회의 3~5번 수정 요청 구체적 돈은 늦어도 받는다PPT 클라이언트:직장인, 학원 강사, 자영업자 계약서 안 쓸 때 많음 카톡으로 "이렇게 해주세요" "느낌 있게" 같은 애매한 요청 선금 없으면 불안하다작년에 있었던 일. PPT 150만원짜리 받았다. 계약서 없이. 완성본 보내고 나서 클라이언트 연락 두절. 3주 동안. 결국 받긴 했다. 독촉 카톡 열 번 보내고. 그 뒤로는 무조건 선금 50%. 계약서 없어도 선금은 받는다. 시간 관리의 지옥 UI 프로젝트 하나 진행 중이면 집중한다. 다른 일 안 받는다. 문제는 UI 없을 때다. 지난주 스케줄:월: PPT 20장 (8시간) 화: 로고 시안 3개 (5시간) 수: UI 수정 요청 (클라이언트 갑자기 연락) (6시간) 목: PPT 추가 수정 (4시간) 금: 새 프로젝트 견적서 3개 (3시간)하루 8시간씩 일했는데 프로젝트는 5개. 머릿속 컨텍스트 스위칭이 힘들다. UI 하다가 PPT 하려면 뇌를 재부팅해야 한다. 피그마 닫고 파워포인트 켜는 순간. "아 이거 지금 해야 하나" 싶다. 그래도 한다. 통장이 명령한다. 포트폴리오 딜레마 내 비핸스 포트폴리오:UI 디자인 12개 브랜딩 3개 PPT... 0개PPT는 안 올린다. 올리고 싶지 않다. 이유는 명확하다. UI 디자이너로 보이고 싶어서. 실제로는 이번 달 수입의 40%가 PPT다. 그런데 포트폴리오엔 없다. 모순이다. 작년에 PPT 고퀄리티로 해서 클라이언트가 좋아했다. "포트폴리오에 올려도 되냐"고 물었다. 나는 "네"라고 했다. 그런데 안 올렸다. UI 디자이너라는 정체성이 흔들릴까 봐. 친구가 말했다. "그거 수입의 반이잖아. 전문 분야 아니야?"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인정하기 싫다. 실제 시급 계산해보니 이번 달 작업 시간 다 기록해봤다. UI 디자인:총 수입: 400만원 작업 시간: 80시간 시급: 5만원PPT 디자인:총 수입: 150만원 작업 시간: 25시간 시급: 6만원충격적이다. PPT가 시급이 더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정 횟수. UI는 클라이언트 피드백 3~5번. 한 번에 2시간씩 수정. PPT는 "이 부분만 색 바꿔주세요" 같은 간단한 수정. 10분 컷. 효율로 따지면 PPT가 이긴다. 자존심으로 따지면 UI가 이긴다. 통장은 둘 다 환영한다. 클라이언트 눈치의 기술 UI 프로젝트 진행 중인데 PPT 의뢰 들어오면. "지금 큰 프로젝트 진행 중이라 어려워요" 하고 싶다. 근데 말한다. "네 가능합니다." 왜냐면:다음 달 일정 비어 있음 UI 프로젝트 갑자기 취소될 수도 있음 단가 깎이더라도 일단 받아야 함지난달에 배웠다. UI 프로젝트 계약했다. 500만원. 다음 달 일정 다 비웠다. 계약금 받고 2주 뒤. 클라이언트 연락. "죄송한데 투자 무산돼서 프로젝트 보류요." 계약금 50만원만 받고 끝. 다음 달 일정 텅 빔. 그때부터 배웠다. 큰 프로젝트 있어도 작은 일 거절하지 말자. PPT든 로고든 명함이든. 일단 받는다. 프리랜서의 생존법칙이다. 세금 신고할 때의 혼란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작년 수입 정리했다. 항목별 수입:UI/UX 디자인: 2800만원 PPT 디자인: 1200만원 브랜딩/로고: 800만원 기타: 300만원 총 5100만원세무사가 물었다. "주업종이 뭐예요?" "UI 디자이너요." "근데 PPT 수입이 많네요?" 할 말이 없었다. 업종 코드 뭘로 해야 하나. 디자인업? 시각디자인업? 멀티미디어 디자인업? 결국 "디자인업"으로 했다. 애매하게. 명함에는 "UI/UX Designer"라고 쓴다. 세금 신고서에는 그냥 "디자이너". 정체성이 흔들린다. 거절하는 법을 배우는 중 올해 목표: 선택적으로 일 받기. 작년에는 다 받았다. PPT, 로고, 명함, 썸네일, 유튜브 자막 디자인(?)까지. 결과: 번아웃. 11월에 일주일 내내 못 일어났다. 그냥 누워만 있었다. 프로젝트는 밀렸다. 클라이언트한테 "몸이 안 좋아서"라고 했다. 거짓말은 아니다. 정신이 안 좋았으니까. 그 뒤로 기준 세웠다:시급 3만원 이하 프로젝트는 거절 "급해요" 없이 급한 건 거절 계약서 안 쓰겠다는 클라이언트 거절 선금 안 주겠다는 사람 거절이번 달 거절한 프로젝트: 3개. 거절할 때마다 불안하다. "이거 거절하면 다음 달 일 없으면?" 그래도 거절한다. 경험이 가르쳐줬다. 싼 프로젝트가 제일 힘들다는 걸. 본업과 부업의 경계 친구들 만나면 물어본다. "요즘 뭐해?" 대답이 애매하다. "UI 디자인 하는데... 요즘은 PPT도 좀 하고." 친구: "아 그래? PPT 디자인도 돈 되네?" 나: "응... 근데 본업은 UI야." 왜 자꾸 해명하는지 모르겠다. 부모님은 더 직접적이다. 엄마: "아직도 그거 해? 회사는 안 가?" 나: "프리랜서로 잘 벌고 있어." 엄마: "PPT 만드는 게 직업이야?" 나: "그게 아니라... UI 디자인이 본업이고..." 설명하다가 지친다. 그냥 "디자이너"라고만 한다. 수입 공개의 양날의 검 프리랜서 커뮤니티에서 수입 인증글 올라온다. "이번 달 800만원 달성!" 댓글에는 축하 반, 시기 반. 나도 올려볼까 생각했다. "이번 달 450만원." 근데 안 올린다. 이유:UI 디자이너인데 PPT 수입 비중 높으면 창피함 숫자만 보면 많아 보이는데 4대보험 없고 세금 떼면... 다음 달은 100만원일 수도 있음프리랜서 수입은 평균이 의미 없다. 어떤 달은 600만원, 어떤 달은 150만원. 연봉으로 계산하면 4000만원대. 괜찮아 보인다. 실제로는 매달 통장 걱정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본 생존 전략 5년 뒤를 생각해본다. 시나리오 1: UI 디자이너로 계속 가기포트폴리오 퀄리티 업 단가 올리기 (현재 300→500만원) PPT는 서서히 줄이기시나리오 2: 멀티 디자이너로 자리잡기UI, 브랜딩, PPT 모두 전문성 키우기 "빠른 턴어라운드" 강점으로 안정적 수입 유지현실적으로는 시나리오 2로 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존. UI만 하면 멋있다. 그런데 굶을 수 있다. PPT도 하면 멋없다. 그런데 살 수 있다. 선택은 명확하다. 결론: 이상과 현실 사이 내 명함에는 "UI/UX Designer". 내 통장 내역에는 "PPT 디자인 외주비". 괴리가 있다. 인정한다. 처음에는 자존심 상했다. "나 UI 전문인데 왜 PPT를..." 지금은 안다. 이게 프리랜서 생존법이라는 걸. 회사 다니는 친구들은 고정급 받는다. 나는 매달 다르게 번다. 그 대신 자유롭다. 출근 없고, 상사 없고, 회의 없다. PPT 외주? 받는다. 로고 디자인? 받는다. 명함? 받는다. 본업이 뭐냐고? UI 디자이너다. 그런데 지금은 PPT 하고 있다. 내일은 또 모른다. 그게 프리랜서다.통장이 시키는 일은 다 한다. 자존심은 나중에 챙긴다.
- 25 Dec, 2025
오전 메일 확인이 프리랜서의 하루를 결정한다
오전 메일 확인이 프리랜서의 하루를 결정한다 눈 뜨자마자 노트북 알람보다 불안이 먼저 깬다. 눈 뜨면 핸드폰. 메일 앱부터 연다. 아직 침대에 누워있는데 벌써 심장이 두근거린다. 새 메일 7개.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프로젝트 제안일 수도 있고, 클레임일 수도 있고, "급합니다"일 수도 있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이미 하루가 결정된다. 프리랜서 4년 차, 아직도 아침이 제일 무섭다.제목만 봐도 알아 메일함 열면 제목만으로 다 보인다. "[문의] 견적 요청 드립니다" - 심장 뛴다. 새 프로젝트다. "RE: 수정 요청사항" - 한숨 나온다. 또 고치라는 거다. "긴급) 오늘 중으로 가능할까요?" - 짜증 난다. 너는 급해도 나는 일정이 있다고. 제목 순서대로 열지 않는다. 전략적으로 연다. 좋은 것부터? 나쁜 것부터?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 요즘은 나쁜 것부터 본다. 최악을 먼저 보면 나머지가 괜찮아 보인다. 심리 작전이다. 견적 요청 메일의 함정 "안녕하세요, 한프리님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연락드립니다." 이 문장이 나오면 일단 기분 좋다. 포트폴리오 봤다는 건 성의가 있다는 뜻이다. 아무한테나 보내는 스팸 아니라는 거다. "쇼핑몰 리뉴얼 프로젝트인데요, 페이지 약 30개 정도입니다." 30개. 계산기 두드린다. 페이지당 20만원이면 600만원. 15만원이면 450만원. 실제로는 협상 들어가면 400 안팎일 거다. "예산은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이 문장이 나오면 오히려 긴장된다. '넉넉하다'는 사람치고 실제로 넉넉했던 적이 없다. 대부분 200~300 부른다. "일정이 좀 촉박한데, 2주 안에 가능할까요?" 30페이지를 2주. 하루에 2페이지씩 뽑으라는 소리다. 수정 기간 빼면 실제로는 10일. 불가능은 아닌데 다른 일을 다 미뤄야 한다. 답장 쓴다. "안녕하세요,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공손하게 시작한다. 견적서는 오후에 보낸다. 바로 보내면 일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프리랜서의 자존심이다.수정 요청의 지옥 "RE: RE: RE: 수정 요청사항" RE가 세 개면 이미 네 번째 수정이다. 계약서에는 수정 2회까지라고 명시했는데, 클라이언트는 절대 안 읽는다. 메일 연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거의 다 왔는데요, 몇 가지만 더 수정 부탁드립니다." '몇 가지'가 15개다. 리스트가 스크롤로 내려간다.메인 비주얼 색상을 좀 더 밝게 로고 위치를 3px 왼쪽으로 폰트를 다시 처음 거로 (1차 시안으로 돌아가라는 소리) 버튼 모양을 라운드로 전체적인 느낌을 고급스럽게...'느낌'을 고급스럽게. 이게 제일 어렵다. 느낌은 주관적이다. 내가 고급스럽다고 만들어도 클라이언트는 아니라고 한다. 답장 쓴다. "확인했습니다. 수정 작업 후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속으로는 욕한다. 계약서 다시 꺼내본다. '수정 2회 포함, 추가 수정 시 회당 30만원.' 이거 받아낼 수 있을까. 대부분 못 받는다. '이 정도야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합리화한다. 다음 프로젝트 받으려면 관계 유지해야 한다. 프리랜서는 을이다. 아무리 계약서가 있어도 을이다. "급한데 오늘 가능하세요?" 이 메일이 제일 싫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급한 건이 생겨서요. 오늘 중으로 PPT 디자인 가능할까요? 30장 정도인데 내일 아침 발표라서요." 30장을 오늘. 지금 오전 10시다. 실제 작업 시간은 12시간. 한 장당 24분. 불가능하다. 하지만 거절하면 다음에 안 준다. "한프리님은 바빠서 안 되시더라고요"라고 소문난다. 프리랜서 세계는 좁다. 답장 쓴다. "확인했습니다. 러프한 느낌으로 먼저 보내드리고, 내일 수정 가능할까요?" 협상이다. 완성도를 낮춰서 시간을 번다. 클라이언트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급하니까. 견적은 평소보다 50% 올린다. 급한 건 급료가 붙는다. 이건 당연한 거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많다. "예산이 정해져 있어서요." 그럼 급한 거 아니잖아. 진짜 급하면 돈 더 준다. 결국 평소 가격에 받는다. 오늘 야근 확정이다. 저녁 약속 취소한다. 또.클라이언트 잠수의 공포 제일 무서운 건 답장이 없을 때다. 최종 시안 보냈다. 3일 전이다. 읽음 표시는 떴는데 답이 없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한 번 더 보낸다. 또 읽음. 또 무응답. 불안해진다. 마음에 안 드는 건가. 아니면 다른 디자이너 알아보는 건가. 돈은 선금만 받았다. 잔금 300만원이 공중에 떠 있다. 통장 확인한다. 잔고 150만원. 이번 달 카드값 200만원. 이 돈 못 받으면 마이너스다. 또 메일 보낸다. "확인하셨을까요? 수정 사항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너무 간절해 보이나.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간절하다. 3일째 되는 날 답장 온다. "죄송합니다. 내부 검토 중이었어요. 일단 이대로 진행할게요." 화나지만 웃는다. "감사합니다. 최종 파일 보내드리겠습니다." 잔금 입금 확인될 때까지 불안하다. 입금되면 그때 진짜 끝이다. 그 전까지는 프로젝트가 끝난 게 아니다. 메일함이 비어있는 아침 가끔 새 메일이 0개인 날이 있다. 처음엔 좋다. '오늘은 여유 있게 내 작업 하자.' 포트폴리오 정리하고, 공부도 하고. 점심 때쯤 또 확인한다. 여전히 0개. 오후 3시. 또 확인. 스팸 메일도 없다. 저녁 6시. 불안해진다. 왜 아무도 연락 안 하지. 나한테 문제 있나. 밤 10시. SNS 뒤진다. 다른 프리랜서들 글 본다. "프로젝트 4개 동시에 돌려서 미치겠다" - 부럽다. 다음 날 아침. 눈 뜨자마자 메일 확인. 새 메일 1개. "견적 요청 드립니다." 살았다. 오늘은 일할 수 있다. 메일이 만드는 롤러코스터 프리랜서의 하루는 오전 메일로 결정된다. 좋은 메일이 있으면 하루 종일 기분 좋다. 작업도 잘 된다. 효율이 200%다. 나쁜 메일이 있으면 하루 종일 찝찝하다. 커피를 네 잔 마신다. 집중이 안 된다. 메일이 없으면 하루 종일 불안하다. 핸드폰을 20번 확인한다. '혹시 와이파이 문제인가' 싶어서 데이터로도 확인한다. 회사 다닐 때는 출근하면 일이 있었다. 시키는 대로 하면 됐다. 월급날이 정해져 있었다. 지금은 메일이 일을 만든다. 메일이 돈을 만든다. 메일이 미래를 결정한다. 오전에 메일함 여는 순간, 오늘 하루가 어떨지 알 수 있다. 이번 달이 어떨지도. 그래서 무섭고, 그래서 기대된다. 그래도 확인은 한다 매일 아침 똑같다. 눈 뜨면 핸드폰. 메일 앱. 심장 두근거림.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 아무것도 없는 날도 있다. 하지만 확인은 한다. 안 볼 수가 없다. 프리랜서니까. 오전 메일이 내 하루를 결정하니까.메일 0개인 날이 제일 무섭다.
- 14 Dec, 2025
망원동 투룸, 반은 작업실 반은 집으로 살아가기
망원동 투룸, 반은 작업실 반은 집 오늘 택배 기사님이 물었다. "여기 사무실이에요, 집이에요?" 나도 모르겠다. 작년 11월에 이사 왔다. 망원동 투룸. 보증금 3000, 월세 65. 방 하나는 침실, 방 하나는 작업실. 완벽한 계획이었다. 지금은 작업실에서 밥 먹고, 침실에서 노트북 켜고 일한다. 경계가 없다. 아침 9시, 출근은 5초 침대에서 일어나서 작업실 문 열면 출근 끝. 5초 걸린다. 세수도 안 했다. 모니터 켠다. 어제 밤 11시까지 했던 작업 파일이 그대로다. 미완성 PPT 40페이지. 오늘 오후 5시 마감. 커피 내린다. 부엌이랑 작업실 거리 3미터. 왕복 10초. 출퇴근 시간 0분이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확신이 없다. 책상 앞에 앉는다. 잠옷 바지에 후드티. 아무도 안 본다. 화상 회의 있으면 위만 갈아입는다. 첫 작업 시작. 10시 30분. 원래 9시 시작이 목표였다. 매일 밀린다.점심 12시, 냉장고와의 거리 배고프다. 냉장고 연다. 어제 시킨 떡볶이 반 남은 거. 전자레인지 3분. 작업실에서 먹는다. 모니터 보면서. 이메일 확인하면서. 클라이언트 답장 쓰면서. 이게 점심인가. 끼니인가. 그냥 먹이를 섭취한 건가. 회사 다닐 때는 동료들이랑 식당 갔다. 메뉴 고민하고, 줄 서고, 수다 떨고. 1시간. 그때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밥 먹는 시간 10분. 효율적이다. 근데 뭔가 허하다. 냉장고 문 여는 횟수 세어봤다. 하루 평균 17번. 배고파서가 아니다. 그냥 습관이다. 일하다가 막히면 냉장고 연다. 별거 없다. 문 닫는다. 다시 일한다. 작업실이랑 부엌 거리 3미터가 독이다. 너무 가깝다.오후 3시, 침대가 보인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PPT 32페이지까지 했다. 8페이지 남았다. 눈이 아프다. 작업실 문 열려있다. 침실 보인다. 침대 보인다. 이불 보인다. 5분만 누울까. 아니다. 누우면 1시간 간다. 알고 있다. 커피 더 내린다. 오늘 세 번째. 카페인 과다. 손 떨린다. 의자에서 일어난다. 스쿼트 10개. 집에서 일하면 운동 부족이라고 했다. 누가 그랬는지 기억 안 난다. 창문 연다. 망원시장 소리 들린다. 사람들 목소리. 장사하는 소리. 바깥세상이 있다는 증거. 나는 투룸 안에 있다. 7시간째. 다시 앉는다. 마감 2시간 남았다. 저녁 7시, 퇴근이 없다 PPT 넘겼다. 5시 10분에. 10분 늦었지만 클라이언트는 괜찮다고 했다. 이제 퇴근인가. 아니다. 견적서 써야 한다. 새로 들어온 프로젝트. 브랜드 로고 디자인. 답장 안 하면 다른 디자이너한테 간다. 저녁 먹는다. 배달 음식. 짜장면. 또 모니터 보면서 먹는다. 드라마 틀어놨다. 넷플릭스. 밥 먹는 시간이라도 콘텐츠를 소비해야 할 것 같다. 9시. 견적서 완성. 보낸다. "검토 후 답변 드리겠습니다." 언제 오려나. 모니터 끈다. 이제 퇴근인가. 침실 간다. 침대에 눕는다. 핸드폰 본다. 인스타그램. 업계 소식. 새 프로젝트 공모. 저장한다. 나중에 지원해야지. 11시. 아직도 일 생각한다. 퇴근이 뭐지.경계가 사라지는 시간들 투룸에 산 지 6개월. 발견한 것들. 출근길이 없으면 마음의 준비가 없다. 회사 다닐 때는 지하철 30분이 워밍업 시간이었다. 음악 듣고, 업무 정리하고, 마음 다잡았다. 지금은 침대에서 책상까지 10초. 정신이 따라오지 못한다. 퇴근길이 없으면 일이 끝나지 않는다. 회사 나오면 물리적으로 일과 멀어진다. 집에 오면 쉬는 시간. 지금은 작업실 나오면 침실이다. 침실 나오면 작업실이다. 도망칠 곳이 없다. 점심시간이 없으면 밥이 아니라 연료다. 동료가 없으면 대화가 없다. 하루 말한 단어 수를 세어봤다. 27개. 택배 기사님한테 "감사합니다" 두 번. 혼잣말 스물다섯 번. 나만의 룰 만들기 망하기 전에 규칙을 만들었다.오전 9시 30분까지 씻고 옷 갈아입기. 잠옷으로 일하지 않기. 누가 보든 안 보든.점심은 작업실 밖에서. 거실 식탁이라도. 모니터 끄고 먹기.저녁 8시 이후 견적서 안 쓰기. 급한 거 아니면 내일.주 2회 카페 나가기. 코워킹 스페이스 월 10만원. 아깝지만 정신 건강비.침실에 노트북 안 가져가기. 침대는 일하는 곳이 아니다.지켜지는가. 50% 정도. 그래도 안 만들면 0%다. 투룸의 장점을 찾아보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솔직히. 출퇴근 시간 0분. 연 500시간 절약. 교통비 0원. 연 150만원 절약. 눈치 안 본다. 집중 잘될 때 12시간 연속 작업 가능. 회사였으면 불가능. 점심 메뉴 고민 안 한다. 냉장고에 있는 거 먹으면 된다. 시간 절약. 옷 신경 안 쓴다. 편한 옷. 화상 회의 없는 날은 하루 종일 후드티. 고양이 키운다. 회사 다니면 못 키웠다. 낮에 혼자 있으면 불안해한다. 지금은 작업실 책상 아래서 잔다. 가끔 무릎에 올라온다. 위로가 된다. 자유롭다. 이게 제일 크다. 내가 시간을 컨트롤한다. 물론 클라이언트 마감이 있지만. 그래도 출근 도장은 안 찍는다. 균형 찾기는 진행형 6개월 살아봤다. 답은 없다. 어떤 날은 완벽하다. 9시 기상, 10시 작업 시작, 점심 식탁에서, 저녁 7시 퇴근, 넷플릭스. 규칙 지킨다. 뿌듯하다. 어떤 날은 망한다. 11시 기상, 침대에서 노트북, 냉장고 20번, 밤 10시까지 일, 침대에서 핸드폰. 다음 날 후회. 패턴이 없다. 프로젝트 일정에 따라 다르다. 마감 일주일 전에는 규칙 따위 없다. 살아남기 바쁘다. 그래도 계속 시도한다. 매일 아침 다짐한다. 오늘은 경계를 지키겠다고. 50% 지켜진다. 50%는 실패다. 그래도 0%보단 낫다. 투룸에서 일하고 사는 것. 자유와 불안의 공존. 효율과 고립의 교환. 선택의 결과. 망원동 투룸이 준 것들 좋은 것: 시간, 돈, 자유, 고양이, 통근 스트레스 제로. 나쁜 것: 경계 붕괴, 고립감, 운동 부족, 냉장고 중독, 대화 결핍. 후회하는가. 아니다. 다시 회사 갈 건가. 모르겠다. 지금은 이렇게 산다. 투룸에서. 반은 일하고 반은 살고. 경계는 흐리고 균형은 찾는 중. 내일도 5초 출근한다. 잠옷 벗고 일한다. 냉장고 15번쯤 열 것이다. 저녁 8시에 퇴근 시도한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래도 계속한다. 이게 내가 선택한 삶이니까.오늘도 작업실 문 안 닫았다. 침대가 보인다. 내일은 닫아봐야지.
- 09 Dec, 2025
웹/앱 디자인 견적, 어떻게 책정해야 할까?
웹/앱 디자인 견적, 어떻게 책정해야 할까? 견적서 쓸 때마다 멘붕 프리랜서 4년 했다. 근데 아직도 견적서 쓸 때마다 손이 떨린다. 너무 높게 부르면 날아가고, 낮게 부르면 내가 손해다. 이 줄타기를 100번은 한 것 같은데 아직도 어렵다. 어제도 클라이언트한테 물어봤다. "예산이 어떻게 되세요?" 그랬더니 "디자이너님이 전문가시니까 먼저 말씀해주세요." 이런다. 아 진짜. 처음엔 회사 다닐 때 내 연봉 시급으로 나눠서 계산했다. 연봉 4천만원이면 시급 2만원쯤? 그래서 80시간 걸린다고 치면 160만원. 이렇게 불렀다가 광탈했다. 지금은 좀 다르게 한다. 그 방법을 정리해본다.시간당 vs 프로젝트당, 뭐가 나을까 시간당 계산은 위험하다. 실제로 해봐서 안다. 처음에 "시간당 5만원입니다" 이렇게 제시했다. 클라이언트가 좋아했다. 명확하니까.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이다. 작업이 20시간 걸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35시간 걸렸다. 수정이 7번 들어왔다. "이거 조금만 바꿔주세요"가 세 번. "역시 처음 게 낫네요"가 두 번. 그러면 어떻게 되냐. 75만원 더 청구해야 한다. 근데 클라이언트는 "처음에 100만원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한다. 시간 증명도 애매하다. 스크린샷 찍어서 보내? 작업 시간 타임랩스? 이상하다. 그래서 지금은 프로젝트 단위로 받는다. "앱 디자인 전체 200만원입니다. 수정 3회까지 포함입니다." 이렇게. 명확하다. 클라이언트도 편하고 나도 편하다. 수정 4번째부터는 회당 20만원 추가예요, 미리 말해둔다. 단점도 있다. 생각보다 금방 끝나면 시급이 높아진다. 근데 그건 내 실력이니까. 빨리 끝내는 것도 능력이다.내 견적 공식 (4년간 수정한 버전) 구체적으로 쓴다. 이게 내 방식이다. 1. 최저선부터 정한다 한 달에 최소 200만원은 벌어야 한다. 세금 떼고, 4대보험 없으니까 따로 저축하고, 월세 내고 나면 그 정도는 있어야 한다. 한 달에 프로젝트 2~3개 한다. 그러면 프로젝트당 최소 70만원은 받아야 한다. 이게 바닥이다. 이것보다 낮으면 안 받는다. 아무리 급해도. 작년에 50만원짜리 받았다가 진짜 후회했다. 시간 대비 최저시급도 안 나왔다. 2. 작업 범위로 구간 나눈다 웹 디자인 기준으로 정리하면:랜딩페이지 단일: 80~150만원 5페이지 내외 소형 사이트: 200~350만원 10페이지 이상 중형: 500~800만원 커머스/플랫폼 대형: 1000만원 이상앱은 좀 다르다:단순 소개/뷰어 앱: 150~250만원 58개 화면 소형 앱: 300500만원 10개 이상 화면 중형: 700~1000만원 복잡한 기능 대형: 1500만원 이상여기에 수정 횟수, 일정, 클라이언트 규모 보고 조정한다. 3. 시장가 확인한다 프리랜서 커뮤니티에서 물어본다. "여기 요구사항인데 얼마 정도 받으세요?" 크몽이나 프리모아 같은 플랫폼 가격도 본다. 시장 평균을 알아야 한다. 너무 싸게 받으면 나만 손해고, 너무 비싸면 일 안 들어온다. 지난달에 앱 UI 견적 낼 때 다른 디자이너 세 명한테 물어봤다. 350, 400, 450이 나왔다. 나는 400 불렀다. 붙었다. 4. 클라이언트 규모 본다 대기업/중견기업: +30~50% 스타트업 초기: 원가 or -10% 개인: 프로젝트 보고 판단 대기업은 프로세스 복잡하고 수정 많다. 담당자도 여러 명이다. 그만큼 더 받아야 한다. 스타트업은 예산 없는 경우 많다. 근데 포트폴리오 괜찮으면 싸게 해준다. 나중에 투자 받으면 또 연락 온다. 개인은 케바케다. 예산 있는 개인사업자는 잘 준다. 취미 프로젝트는 조심해야 한다.실제 견적서 쓰는 순서 이렇게 한다. 매번. 1단계: 요구사항 정리 클라이언트가 보낸 이메일 다시 읽는다. 세 번 읽는다.페이지/화면 개수: 정확히 몇 개? 반응형 필요한가: 모바일/태블릿/PC 다 해야 하나? 가이드 있나: 브랜드 가이드, 스타일 가이드 레퍼런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스타일 일정: 언제까지? 급한가? 수정 횟수: 명시 안 하면 무한 수정 위험애매하면 바로 물어본다. "화면 개수가 정확히 몇 개인가요?" "로그인 화면도 포함인가요?" 명확하게 해야 나중에 "이것도 포함인 줄 알았는데"가 안 나온다. 2단계: 시간 계산 솔직하게 계산한다. 자기한테 거짓말하면 안 된다. 랜딩페이지 하나 디자인하는 데 실제로 걸리는 시간:리서치/레퍼런스: 2~3시간 와이어프레임: 1~2시간 시안 작업: 5~8시간 수정: 3~5시간 최종 정리/가이드: 2시간총 15~20시간. 여기에 버퍼 30% 추가한다. 항상 예상보다 오래 걸린다. 그러면 2026시간. 내 시급 목표가 5만원이면 100130만원. 근데 이건 내부 계산이다. 클라이언트한테는 "120만원입니다" 이렇게만 말한다. 3단계: 구간 책정 내부 계산 120만원 나왔다. 그러면 100~150 구간으로 제시한다. "기본 100만원, 반응형 추가 시 +30만원, 급하게 일정 당기면 +20만원" 선택지를 준다. 클라이언트가 고를 수 있게. 실제로 이렇게 했더니 성사율이 올라갔다. "100만원입니다" 딱 하나만 주면 거절당하기 쉽다. "100만원 또는 120만원입니다" 하면 100 선택이라도 한다. 4단계: 계약서에 명시 견적 합의되면 계약서 쓴다. 꼭. 여기 들어가는 내용:정확한 금액 작업 범위 (화면 개수, 포함 항목) 일정 수정 횟수 (보통 3회) 추가 작업 시 비용 지급 조건 (선금 50%, 완료 후 50%) 저작권 관련이거 안 쓰면 100% 후회한다. 경험담이다. 작년에 계약서 없이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었다. "서로 믿고 하죠" 이러면서. 끝나고 나서 돈 안 줬다. 2주 동안 연락 두절. 결국 절반만 받았다. 그 뒤로는 무조건 계약서. 친구 프로젝트여도 쓴다. 가격 깎아달라고 할 때 대응법 이게 제일 스트레스다. "예산이 빠듯해서요. 조금만 깎아주시면 안 될까요?" 처음엔 "네 알겠습니다" 했다. 바보같이. 30만원 깎아주고, 50만원 깎아주고. 그런데 깎아줘도 일은 똑같다. 수정도 똑같이 들어온다. 나만 손해다. 지금은 이렇게 한다. 방법 1: 작업 범위 줄이기 "150만원이 어려우시면 작업 범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5페이지를 3페이지로 줄이면 100만원 가능합니다." 가격 깎는 게 아니라 일을 줄이는 거다. 당연하다. 클라이언트는 보통 여기서 "아 그럼 150 그대로 할게요" 하거나 "그럼 3페이지로 합시다" 한다. 둘 다 괜찮다. 방법 2: 장기 거래 조건 "이번 프로젝트는 정가로 하고, 다음 프로젝트부터 20% 할인 드리겠습니다." 실제로 다음 프로젝트 오는 경우 30%쯤 된다. 근데 처음부터 깎아주는 것보단 낫다. 단골 생기면 영업 안 해도 되니까 그게 이득이다. 방법 3: 딱 잘라 거절 "죄송하지만 이 금액이 최선입니다. 이것보다 낮추면 작업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이렇게 해도 30%는 그냥 계약한다. 안 하면 마는 거다. 싸게 받고 스트레스받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실수하면서 배운 것들 4년간 많이 당했다. 실수 1: 무한 수정 지옥 "만족하실 때까지 수정해드립니다!" 이렇게 계약서에 썼다. 미친 짓이었다. 수정이 15번 들어왔다. 처음 시안으로 돌아가자고 했다가 다시 바꾸고. 한 달 붙잡혀 있었다. 지금은 "수정 3회 포함, 추가 수정 시 회당 20만원" 명시한다. 그러면 클라이언트도 신중하게 수정 요청한다. 실수 2: 선금 안 받기 "완료 후 일괄 지급" 조건으로 일했다. 끝나고 연락 안 됐다. 200만원 날렸다. 지금은 무조건 선금 50% 받고 시작한다. 입금 확인되면 작업 시작. 이게 룰이다. "저희는 선금을 안 하는데요?" 그럼 안 한다. 다른 클라이언트 찾는다. 실수 3: 급한 일정 웃돈 안 받기 "다음 주까지 가능하세요?" "네 가능합니다!" 주말 없이 일했다. 야근 5일. 근데 돈은 똑같이 받았다. 바보 같았다. 지금은 "일반 일정 2주 소요, 1주 단축 시 +30% 추가" 이렇게 한다. 급하면 더 내야지. 실수 4: 계약서 대충 쓰기 "디자인 작업 일체" 이렇게만 썼다. 끝나고 나서 "소셜미디어 홍보 이미지도 포함인 줄 알았는데요?" 이런다. 지금은 작업 범위 하나하나 다 적는다. "메인 페이지 1개, 서브 페이지 3개, 모바일 반응형 포함" 이런 식으로. 포함 안 되는 것도 쓴다. "SNS 홍보물, 명함, 브로슈어는 별도 견적" 포트폴리오로 가격 올리는 법 실력 늘면 가격도 올려야 한다. 당연한 건데 못 올리는 사람 많다. 나도 그랬다. 프리랜서 2년차 때까지 랜딩페이지 80만원 받았다. 3년차에 100만원으로 올렸다. 지금은 120~150만원. 어떻게 올렸냐. 1.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좋은 프로젝트 끝나면 바로 포트폴리오에 넣는다. 케이스 스터디 형식으로.클라이언트 요구사항 문제 해결 과정 최종 결과물 성과 (가능하면)"이 작업으로 클라이언트 전환율 20% 증가" 이런 거 있으면 금상첨화다. 포트폴리오 10개쯤 쌓이면 견적 올릴 때 자신감 생긴다. 2. 전문 분야 만들기 "웹/앱 디자인 다 합니다"보다 "헬스케어 앱 UI 전문"이 낫다. 나는 작년부터 이커머스 쪽 많이 했다. 쇼핑몰 UI, 상품 상세페이지. 이제 "커머스 전문가입니다" 할 수 있다. 전문가는 비싸다. 당연하다. 3. 클라이언트 후기 프로젝트 끝나면 꼭 물어본다. "간단한 후기 부탁드려도 될까요?" 10개 중 3~4개는 써준다. 이거 모아서 웹사이트에 올린다. 후기 있으면 신뢰도 올라간다. 신뢰도 오르면 가격 올려도 된다. 4. 가격 테스트 조금씩 올린다. 급하게 두 배로 올리면 일 안 들어온다. 80만원 받다가 90만원, 100만원, 120만원. 이렇게 단계별로. 거절당하면 그게 상한선이다. 그 밑으로 조정한다. 지금은 150만원 불러도 절반은 오케이 한다. 그럼 적정가다. 플랫폼별 견적 전략 크몽, 프리모아, 숨고. 다 해봤다. 플랫폼마다 가격대가 다르다. 전략도 달라야 한다. 크몽낮은 가격대 시장 랜딩페이지 30~80만원선 경쟁 심함 리뷰 쌓기 좋음처음 시작하거나 포트폴리오 쌓을 때 쓴다. 돈보다 실적. 나는 초반에 여기서 10개 정도 했다. 싸게 받았지만 후기 쌓였다. 프리모아중간 가격대 랜딩페이지 80~150만원 기업 클라이언트 많음 포트폴리오 심사 있음지금 메인으로 쓴다. 가격도 괜찮고 클라이언트 퀄리티도 괜찮다. 수수료 15%인데 그냥 견적에 포함해서 받는다. 직거래 (자체 웹사이트/소개)높은 가격대 내 마음대로 책정 수수료 없음 신뢰 구축 필요목표는 여기다. 플랫폼 거치지 않고 직접 받는 거. 작년부터 개인 웹사이트 만들어서 운영한다. 아직 비율은 30%쯤. 클라이언트가 직접 찾아오면 가격 협상도 편하고 수수료도 안 떼인다. 견적 협상 대화 스크립트 실제로 쓰는 멘트들. 상황 1: 예산 물을 때 클라이언트: "예산이 어떻게 되세요?" 나: "프로젝트 범위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일반적으로 랜딩페이지는 120~150만원선입니다. 정확한 견적은 요구사항 보고 드릴게요." 구간으로 말한다. 하나만 말하면 협상 여지 없다. 상황 2: 너무 싸게 말할 때 클라이언트: "50만원 생각했는데요." 나: "50만원으로는 원하시는 퀄리티 작업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신 작업 범위를 줄여서 맞춰드릴 수는 있어요. 어떤 게 가장 중요하신가요?" 거절하되 대안을 준다. 상황 3: 깎아달라고 할 때 클라이언트: "10만원만 깎아주시면 안 될까요?" 나: "가격은 어렵지만, 선금 조건을 조정하거나 다음 프로젝트 할인은 가능합니다." 가격 대신 다른 걸 준다. 상황 4: 일정 급할 때 클라이언트: "일주일 안에 가능할까요?" 나: "일반 일정은 2주인데 급하시면 가능합니다. 다만 긴급 일정은 30% 추가 비용이 발생해요." 가능하다고 말하되 조건을 단다.견적은 과학이 아니다. 정답 없다. 클라이언트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다. 그래도 기준은 있어야 한다. 내 최저선, 시장가, 내 가치. 이 세 개만 알면 된다. 4년 하면서 배운 건 딱 하나다. 싸게 받으면 나만 손해고, 비싸게 받아도 필요한 사람은 준다는 것. 가격 올리는 게 무섭다. 일 안 들어올까 봐. 근데 올려도 된다. 내 실력만큼. 오늘도 견적서 세 개 보냈다. 하나는 붙고 둘은 떨어지겠지. 그게 정상이다.
- 09 Dec, 2025
프리랜서의 일 없는 날: 넷플릭스를 봐도 죄책감이 드는 이유
프리랜서의 일 없는 날: 넷플릭스를 봐도 죄책감이 드는 이유 오전 11시, 할 일이 없다 오늘 아침에 눈을 떴다. 9시였다. 메일함을 열었다. 새 프로젝트 문의 0건. 클라이언트 피드백 0건. 수정 요청 0건. 통장을 확인했다. 지난주 입금된 프로젝트 금액이 전부다. 다음 입금 예정은 2주 후. 할 일이 없다. 보통 사람들은 이럴 때 좋아한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프리랜서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오예, 오늘 쉬는 날이네!" 했다. 지금은 다르다. 가슴이 답답하다.넷플릭스를 켰다, 그리고 꺼버렸다 소파에 앉았다. 노트북을 열었다. 넷플릭스. "볼까?" 아까부터 보고 싶었던 드라마가 있다. 지난주 친구가 추천했다. "너 취향 저격일 거야." 재생 버튼을 눌렀다. 오프닝이 나온다. 5분 지났다. 집중이 안 된다. 화면을 보는데 머릿속은 딴 데 있다. '이거 보고 있을 시간에 포트폴리오 정리할 걸.' '아니면 새로운 디자인 툴 공부라도.' '아 맞다, 세금 신고 자료 정리 안 했지.' 드라마를 껐다. 15분도 안 봤다. 노트북을 닫았다. 다시 폈다. 유튜브를 켰다. "프리랜서 영업 노하우" 검색. 영상을 틀었다. 30분짜리 강의. 진지하게 봤다. 메모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것도 일 아닌가. 쉬는 건데 왜 이러고 있지.쉬면 뒤처진다는 착각 프리랜서 4년 차다. 이 불안은 언제부터였을까. 회사 다닐 때는 안 그랬다. 퇴근하면 진짜 끝이었다. 주말엔 폰도 안 봤다. "회사 일 생각하면 지는 거다" 이게 원칙이었다. 그런데 프리랜서는 다르다. 일이 있을 땐 "왜 이렇게 많지" 하면서 투덜댄다. 밤 11시까지 작업한다. 주말도 없다. 일이 없을 땐 "다음 달 뭐 먹고 살지" 걱정한다. 쉬는데도 불안하다. 어제 프리랜서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요즘 일 없는 사람?"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댓글이 30개 넘게 달렸다. 다들 불안하다고 했다. 쉬는 게 죄 짓는 기분이라고. 한 사람이 썼다. "쉬면 다른 디자이너한테 밀리는 것 같아요. 그 사이 다들 성장하고 있을 것 같고." 맞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친구들 인스타그램을 봤다. 프리랜서 친구들. 다들 뭔가 하고 있다. 전시 갔다, 세미나 들었다, 새로운 작업 시작했다. 나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올렸다. 책상 사진. "오늘도 작업 중"이라고. 거짓말이다. 사진만 찍고 아무것도 안 했다.진짜 휴식이 뭔지 모르겠다 회사 다니는 친구를 만났다. 지난주 금요일. "너 요즘 어때? 일은?" "음, 괜찮아. 바빠." 거짓말이다. 한가하다. 친구가 말했다. "부럽다 프리랜서.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잖아." 웃었다. "그러게." 집에 왔다. 침대에 누웠다.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고? 쉴 수가 없다. 쉬는 게 무섭다. 일 없는 날이 3일 지나면 통장 잔고만 확인한다. 5일 지나면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한다. 일주일 지나면 '내 실력이 부족한가' 의심한다. 그래서 쉬는 날도 뭔가 한다. 온라인 강의 듣는다. 디자인 트렌드 리서치한다. 포트폴리오 다듬는다. 이게 휴식인가. 아니다. 그럼 뭐가 휴식인가. 모르겠다. 수입이 불규칙하면 마음도 불규칙하다 지난달 수입은 450만원이었다. 프로젝트 3개. 이번 달은 아직 200만원. 프로젝트 1개. 다음 달은 모른다. 확정된 게 없다. 이게 제일 힘들다. 예측이 안 된다. 회사원은 매달 정해진 날 통장에 돈이 들어온다. 월급날이 있다. 프리랜서는 없다. 클라이언트가 입금할 때 들어온다. 늦으면 2주, 한 달도 밀린다. 그래서 돈이 들어온 날엔 기분이 좋다. "이 정도면 괜찮네." 일주일 지나면 불안하다. "다음 거는 언제 들어오지." 2주 지나면 초조하다. "새 프로젝트 안 들어오면 어떡하지." 한 달 지나면 공황이다. "통장 바닥났다. 카드값 나가면..." 그래서 쉬는 날에도 쉴 수가 없다. 쉬는 게 돈 버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다. 예전에 읽은 기사가 생각난다. "프리랜서는 휴가비가 없다. 쉬는 날은 무급이다." 맞는 말이다. 쉬면 돈이 안 들어온다. 일해야 돈이 들어온다. 그래서 아프면 그냥 버틴다. 병원 가면 그날 일 못 한다. 돈이 아깝다. 몸이 이상해도 "괜찮아, 이 정도는" 한다. 그러다 진짜 아파진다. 불안의 정체는 무엇인가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 생각해봤다. 첫 번째, 다음 달이 불확실하다. 지금 일이 없으면 다음 달도 없을 것 같다. 근거 없는 불안이다. 실제로는 계속 일이 들어왔다. 4년 동안 굶은 적 없다. 그런데도 불안하다. 두 번째, 비교한다.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다. SNS를 보면 다들 바쁘다. 프로젝트 많다. 나만 한가한 것 같다. 착각이다. 다들 바쁜 척한다. 나도 그렇게 한다. 세 번째, 쉬는 걸 배운 적이 없다. 학교 다닐 때부터 계속 뭔가 했다. 스펙 쌓고, 포트폴리오 만들고, 취업하고, 일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 없었다. 그래서 쉬는 게 낯설다. 불안하다. 네 번째, 주변의 시선. 부모님은 프리랜서를 인정 안 한다. "그냥 회사 다녀라." 친구들은 "자유롭겠다" 한다. 자유로운 건 맞다. 그런데 불안정하다. 이걸 설명하기 어렵다. 다섯 번째, 책임감. 내가 안 하면 아무도 안 한다. 회사는 내가 쉬어도 돌아간다. 프리랜서는 내가 멈추면 멈춘다. 내 인생이 내 책임이다. 무겁다. 넷플릭스를 다시 켰다 오후 3시. 다시 소파에 앉았다. 노트북을 열었다. 넷플릭스. 아까 그 드라마. 계속 볼까. 재생 버튼을 눌렀다. 5분 지났다. 또 집중이 안 된다. '아, 진짜.' 그냥 봤다. 억지로. "쉬는 거다, 오늘은. 뭐라든." 30분 지났다. 내용이 재밌다. 친구 말이 맞았다. 내 취향이다. 1시간 지났다. 몰입했다. 불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2시간 지났다. 에피소드 3개 봤다. 배가 고프다. 주방에 가서 라면을 끓였다. 먹으면서 4번째 에피소드를 틀었다. 핸드폰을 봤다. 메일이 왔다. "안녕하세요, 디자인 의뢰 건으로 연락드립니다." 심장이 뛴다. 메일을 열었다. 읽었다. 브랜딩 작업. 예산 괜찮다. 일정도 여유 있다. "네, 가능합니다. 미팅 일정 조율하실까요?" 답장을 보냈다. 다시 드라마를 봤다. 불안이 좀 줄었다. 일이 들어왔으니까. 그런데 이상하다. 일 없을 때 불안하고, 일 있을 때 안심하고. 이게 맞나. 죄책감은 어디서 오는가 저녁 7시. 드라마를 다 봤다. 시즌 1 완주. 10시간. 보통 때 같으면 "시간 낭비했다" 생각했을 거다. 오늘은 좀 다르다. 재밌었다. 진짜 쉬었다. 아무 생각 안 하고 봤다. 죄책감은 있었다. 중간중간 '이거 보고 있을 때냐' 싶었다. 그런데 참았다. 끝까지 봤다. 이게 맞는 것 같다. 일이 없다고 매일 공부할 필요 없다. 매일 포트폴리오 다듬을 필요 없다. 그냥 쉬어도 된다. 드라마 봐도 된다. 넷플릭스 정주행해도 된다. 내일 일할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다. 진짜 휴식이다. 그런데 이걸 받아들이기 어렵다. 4년째 그렇다. "쉬면 뒤처진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 누가 심은 걸까. 사회? 자본주의? SNS? 아니면 나? 모르겠다. 프리랜서의 역설 프리랜서가 자유롭다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시간은 자유롭다. 출근 안 해도 된다. 야근 강요 없다. 주말에 일 안 해도 된다. 그런데 마음은 자유롭지 않다. 항상 일 생각한다. 쉬어도 불안하다. 다음 달 걱정한다. 회사원은 반대다. 시간은 자유롭지 않다. 9시 출근, 6시 퇴근. 야근, 주말 근무. 그런데 마음은 좀 더 자유롭다. 퇴근하면 끝이다. 월급날은 정해져 있다. 뭐가 더 나은가. 모르겠다.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프리랜서가 맞는 것 같다. 회사는 못 다니겠다. 그런데 이 불안은 어떻게 해야 하나. 4년째 고민이다. 오늘의 결론 오늘 하루는 괜찮았다. 일 없는 날이었다. 넷플릭스 봤다. 10시간. 죄책감 있었다. 그런데 견뎠다. 저녁에 메일 왔다. 새 프로젝트. 운이 좋았다. 다음엔 또 어떨지 모른다. 일주일 동안 연락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어떻게든 된다. 프리랜서 5년 차가 되면 좀 나을까. 10년 차 선배한테 물어봤다. 예전에. "언제쯤 불안 안 해요?" "글쎄, 나도 아직 불안해." 웃었다. 10년 차도 불안하다니. 그럼 이건 고치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건가. 프리랜서의숙명. 일 없는 날의 불안. 쉬는 날의 죄책감. 이게 프리랜서 인생이다. 그래도 계속한다. 회사는 못 다니겠으니까.내일은 또 메일함 확인부터 시작이다. 새 프로젝트 미팅 준비해야지. 그리고... 드라마 시즌 2도 나왔던데.
- 03 Dec, 2025
'오늘 중으로 가능해?'라는 요청에 야근하게 되는 메커니즘
"오늘 중으로 가능해?"라는 요청에 야근하게 되는 메커니즘 오후 3시의 카톡 "한프리님, 급한데 오늘 중으로 가능해요?" 이 메시지 보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손에 들고 있던 커피가 식는 걸 느낀다. 근데 손가락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네 가능합니다!" 보내고 나서 후회. 3초 만에 후회. 근데 이미 늦었다. 읽음 표시 떴다. 클라이언트는 이미 "감사합니다ㅠㅠ" 보냈다. 왜 또 이러지.'YES'부터 나오는 입 4년째 프리랜서 하면서 배운 건 많다. 견적서 쓰는 법, 계약서 쓰는 법, 세금 신고하는 법. 근데 못 배운 게 하나 있다. 거절하는 법. "이틀 걸리는데요"라고 말하면 될 걸, "해볼게요"가 먼저 나온다. "일정이 빠듯한데요"라고 하면 될 걸, "가능합니다"가 입에서 튀어나온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첫 번째, 일 없을까 봐 불안하다. 이번 달 통장 잔고 245만원. 카드값 빠지면 150만원. 다음 달 일정은 텅 비어있다. 그러니까 거절이 안 된다. "오늘 안 되면 다른 분께"라는 말이 들릴 것 같다. 두 번째, 평가받기 싫다. "저 사람 융통성 없네"라고 생각할까 봐. "바빠 보이네, 다음엔 다른 디자이너한테"라고 할까 봐. 프리랜서는 평판이 전부다. 소문 안 좋으면 끝이다. 세 번째,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밤새면 되지. 커피 마시면 되지. 집중하면 3시간이면 끝나지. 이런 생각이 3초 만에 스쳐 지나간다. 그래서 "네"라고 한다. 근데 그게 함정이다. 승낙 후 3단계 멘붕 1단계: 허세 타임 (첫 1시간) "괜찮아, 할 수 있어." 커피 한 잔 더 내린다. 음악 틀고 노트북 연다. 파일 정리한다. 레퍼런스 찾는다. 아직 여유롭다. 시간 많다. 6시까지 6시간이나 남았다. 2단계: 현실 직면 (2-4시간) 작업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복잡하다. 클라이언트가 준 자료가 엑셀 파일이다. 이미지는 저화질이다. 수정 요청사항이 5개에서 12개로 늘었다. 카톡으로 추가 요청 온다. "아 그리고요"가 세 번 온다. 시계 본다. 7시. 저녁 먹을 시간 없다. 편의점 삼각김밥 먹으면서 작업한다. 3단계: 패닉 모드 (마지막 2시간) 11시. 아직 50%밖에 안 끝났다. 손이 떨린다. 눈이 뻑뻑하다. 고양이가 키보드 위에 올라온다. "비켜"라고 말하는데 목소리가 떨린다. 자정 넘었다. "오늘 중으로"는 12시까지인가, 새벽까지인가. 클라이언트한테 물어볼까. 아니다. 물어보면 "아직 안 끝났어요?"처럼 들린다. 결국 새벽 2시에 보낸다. "완료했습니다" 메시지 보내고 침대에 쓰러진다. 왜 맨날 이러지.급한 일은 왜 항상 급할까 재밌는 건, "오늘 중으로"라는 요청의 90%는 사실 급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케이스. "내일 아침 회의 자료인데 오늘 중으로 부탁드려요." 밤새워서 보냈다. 다음 날 오후에 카톡 온다. "회의 일정이 변경돼서 다음 주로 미뤄졌어요." 어이없다. 근데 화낼 수도 없다. 나도 "네"라고 했으니까. 또 다른 케이스. "급해서요, 3시간 안에 가능해요?" 2시간 반 만에 보냈다. 확인 메시지는 3일 후에 왔다. 급한 건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나였다. 급하게 답하고, 급하게 작업하고, 급하게 보내는 건 나였다. 클라이언트는 여유롭게 확인한다. 이 패턴 깨달은 건 3년 차 되고 나서다. 늦었다. '가능하다'와 '해야 한다'의 차이 최근에 깨달은 것. "가능해요?"라는 질문에 "가능합니다"라고 대답하는 게 문제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밤새면 가능하다. 다른 일정 미루면 가능하다. 건강 해치면 가능하다. 근데 '해야 하는가'는 다른 문제다. 내 시간, 내 건강, 내 다음 일정을 희생해서까지 오늘 끝낼 필요가 있나. 클라이언트한테는 급해도, 나한테는 급하지 않을 수 있다. 이걸 구분 못 했다. 4년 동안.거절 연습 중 요즘 연습하고 있다.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거. 처음엔 무서웠다. "그럼 다른 분께 맡기겠습니다" 들을까 봐. 근데 막상 해보니까 의외였다. "내일 오전까지는 어려운데, 내일 오후 가능할까요?" "네 괜찮습니다." "이틀 작업 기간 필요한데 괜찮으세요?" "아 네, 급한 건 아니었어요." 거절하니까 존중받는다. 신기했다. "바쁘신데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들었다. 무조건 "네"라고 할 때는 못 들었던 말이다. 물론 아직도 실수한다. 어제도 "가능합니다" 했다가 새벽 1시까지 작업했다. 근데 횟수는 줄고 있다. 10번 중 8번이 10번 중 5번이 됐다. 진전이다. 야근의 숨은 비용 밤새워서 작업하면 다음 날 망한다. 오전 11시에 일어난다. 머리 아프다. 커피 마셔도 집중 안 된다. 다른 프로젝트 미팅이 오후에 있는데 컨디션 최악이다. 말이 꼬인다. 클라이언트가 눈치챈다. 저녁에 또 작업 들어가야 하는데 몸이 안 움직인다. 그래서 또 밤에 몰아서 한다. 악순환이다. 계산해봤다. "오늘 중으로" 요청 한 번 받을 때마다:수면시간 4시간 날림 다음 날 생산성 50% 감소 목, 허리 통증 3일 멘탈 회복 기간 2일이거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견적에 넣어야 하는 거 아닌가. 급한 일의 추가 비용을 받아야 한다. 정가의 1.5배. 당연한 건데 요구 못 했다. "까다롭다"고 생각할까 봐. 근데 요즘은 말한다. "당일 요청은 50% 할증입니다." 그러면 둘 중 하나다. 내일로 미루거나, 할증 내고 진행하거나. 어느 쪽이든 나한테 좋다. 진짜 급한 일 vs 가짜 급한 일 경험상 진짜 급한 일은 별로 없다. 진짜 급한 일:내일 론칭인데 버그 발견 인쇄 들어가야 하는데 오타 발견 클라이언트 사장님이 직접 전화함가짜 급한 일:"빨리 보고 싶어서요" "시간 되실 때 해주세요" (근데 카톡으로 5번 물어봄) "가능하시면 오늘요"가짜 급한 일이 90%다. 근데 나는 100% 다 급한 것처럼 대응했다. 바보같이. 이제는 묻는다. "언제까지 필요하신가요?" "어떤 일정이신가요?" 구체적으로 물으면 대부분 여유 있다. "아 다음 주까지면 돼요." 그럼 왜 "오늘 중으로"라고 했을까. 습관이다. 클라이언트도 습관적으로 급하다고 한다. 나도 습관적으로 "네"라고 한다. 이 습관의 조합이 야근을 만든다. 요즘 쓰는 답장법 "네 가능합니다" 대신 이렇게 쓴다. "확인했습니다. 내일 오전까지 가능한데 괜찮으실까요?"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이 있어서, 오늘 저녁 이후 시작 가능합니다." "당일 진행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 괜찮으실까요?" 처음엔 떨렸다. 일감 날아갈 것 같았다. 근데 안 날아갔다. 오히려 존중받는다. 가끔 "그럼 다른 분께"라는 답 온다. 섭섭하다. 근데 그런 클라이언트는 나중에도 문제 생긴다. 급하게 하면 퀄리티 떨어진다. 그럼 "왜 이래요?"라고 한다. 돈도 늦게 준다. 그런 클라이언트 거르는 필터가 된다. "오늘 중으로 안 되면 다른 데"라는 말이. 야근 안 하는 프리랜서가 되려면 완벽하진 않다. 여전히 가끔 "네"라고 하고 후회한다. 근데 예전보단 낫다. 내가 세운 규칙:답장 전에 10분 기다린다. 급하게 답하지 않는다. 일정 확인하고 답한다. 감으로 "되겠지" 하지 않는다. 당일 요청은 할증이다. 예외 없다. "가능해요?" 질문에 "언제까지 필요하세요?" 물어본다. 밤 10시 이후는 작업 안 한다. 내일 하면 된다.규칙 지키면 된다. 근데 그게 제일 어렵다. 어제도 규칙 깼다. "오늘 중으로"에 "네"라고 했다. 11시까지 작업했다. 오늘 일어났을 때 목이 아팠다. 또 후회했다. 근데 횟수는 줄고 있다. 그게 중요하다. 완벽한 프리랜서는 없다. 야근 안 하는 프리랜서도 없다. 근데 '덜' 하는 프리랜서는 될 수 있다. 그게 목표다. 지금 답장 기다리는 메시지 방금 카톡 왔다. "한프리님 내일까지 가능하세요?" 손가락이 "네"를 누르려고 한다. 근데 멈췄다. 일정 확인한다. 내일 다른 작업 있다. 모레까지 하면 여유롭다. "모레 오전까지는 어떠세요?" 보냈다. 심장 두근거린다. 거절할까. 다른 사람한테 갈까. 30초 후. "네 괜찮습니다!" 후. 다행이다. 이런 작은 승리가 쌓인다. 언젠가는 "네 가능합니다"를 습관적으로 말하지 않게 될 것이다. 4년 걸렸다. 5년째는 더 나아질 것이다. 야근은 선택이 아니라 습관이었다. 습관은 바꿀 수 있다. 천천히.오늘은 10시에 노트북 끈다. 규칙 지킨다. 내일 봐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