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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 27 Dec, 2025
브랜딩 프로젝트, 한 번 하고 싶었던 이유
UI만 하다가 브랜딩 한다고? UI 4년 하고 프리랜서 3년 반 했다. 그동안 받은 프로젝트 대부분이 웹이나 앱 화면 디자인이었다. 버튼 위치, 색상 조합, 사용자 흐름. 익숙했다. 편했다. 그런데 작년 11월, 클라이언트한테 연락 왔다. "브랜딩도 할 수 있나요?" 심장이 쿵했다. 하고 싶었던 거였다. 브랜딩. 회사 다닐 때 브랜딩팀 부러웠다. 로고 만들고, 컬러 시스템 짜고, 전체 세계관 구축하는 거. UI는 정해진 틀 안에서 작업하는데, 브랜딩은 틀 자체를 만드는 거였으니까. "할 수 있습니다." 답장 보냈다. 사실 자신은 없었다. 브랜딩 해본 적 없으니까. 근데 안 해보면 평생 모른다. 프리랜서 됐을 때도 그렇게 시작했다.견적서 쓰면서 검색했다 브랜딩 견적 어떻게 쓰는지 몰랐다. UI는 화면 개수로 계산하는데, 브랜딩은? 로고 하나에 얼마? 브랜드 가이드는? 프리랜서 단톡방에 물어봤다. "브랜딩 처음 해보는데 견적 어떻게 쓰나요?" 답장 몇 개 왔다. "로고 기본 300부터", "BI 전체면 1000 이상", "클라이언트 규모 봐야지." 검색 시작했다. 브랜딩 견적서 양식,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성 요소, 납품 파일 종류. 노션에 정리했다. 3시간 걸렸다. 클라이언트는 신생 화장품 브랜드였다. 온라인몰 준비 중이고, 브랜드 이름은 정해졌는데 나머지가 없다고 했다. 로고, 컬러, 패키지 디자인, 인스타 템플릿까지. 범위가 넓었다. UI만 하던 나한테는 큰 프로젝트였다. 견적 800만원으로 보냈다. 시장가보다 낮췄다. 처음이니까. 포트폴리오 만들 거니까. 일주일 뒤 연락 왔다. "진행하겠습니다." 통장에 선금 400만원 들어왔다. 기뻤다. 그리고 무서웠다.시작은 무조건 리서치 첫 미팅 날, 클라이언트한테 질문 30개 준비했다. 브랜드 핵심 가치가 뭔지, 타겟이 누군지, 경쟁 브랜드는 어딘지. UI 작업할 때도 질문하지만, 브랜딩은 차원이 달랐다. "이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어떤 성격인가요?" 물어봤다. 클라이언트가 잠깐 멈칫했다. "친근하고... 전문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애매했다. 당연했다. 아직 정리 안 된 브랜드니까. 미팅 2시간 했다. 녹음하고, 노트 5페이지 채웠다. 집 와서 키워드 정리했다. "자연주의, 30대 여성, 피부 고민, 부담 없는 가격, 지속 가능성." 경쟁사 분석 시작했다. 비슷한 콘셉트 브랜드 20개 찾아서 로고, 컬러, 패키지 비교했다. 녹색 쓰는 브랜드 많았다. 자연주의니까. 근데 다 비슷해 보였다. "차별점이 뭐지?" 혼잣말했다. 고민 3일 했다. 답은 클라이언트가 했던 말에 있었다. "화학적이지 않지만, 촌스럽지 않게." 자연스러운데 세련된 느낌. 거기서 출발했다. 무드보드 만들었다. 핀터레스트에서 이미지 300장 모았다. 자연, 텍스처, 타이포, 컬러 조합. 밤 2시까지 작업했다. 고양이가 키보드 위에 앉았다. "나도 자고 싶어." 한 시간만 더. 로고는 50번 그렸다 로고 스케치 시작했다. 종이에 손으로 그렸다. 브랜드 이름 첫 글자 활용한 거, 식물 모티프, 미니멀한 도형. 30개 그렸다. 마음에 안 들었다. 다음 날 20개 더 그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난 아이디어 있었다. 잎사귀인데, 동시에 사람 얼굴 실루엣. "이거다." 직감 왔다. 일러스트레이터 켰다. 벡터 작업 시작했다. 곡선 각도 0.1mm 단위로 조정했다. 완벽하게 대칭 맞췄다. 6시간 걸렸다. 컬러 테스트했다. 녹색 20가지 버전 만들었다. 너무 진하면 무겁고, 너무 연하면 싸 보였다. 중간 톤에서 찾았다. "#7BA882" 이 컬러였다. 모니터에서 보고, 프린트해서 보고, 폰으로 봤다. 다 괜찮았다. 클라이언트한테 시안 3개 보냈다. 제일 자신 있는 거, 안전한 거, 실험적인 거. "첫 번째요." 답 빨랐다. 내가 밀었던 거였다. 기분 좋았다. 수정 요청 왔다. "로고 옆에 브랜드명 붙일 때 간격 좀 더 좁게." "영문 버전도 필요해요." "명함에 들어갈 크기로도 보고 싶어요." 수정 7번 했다. 짜증 안 났다. 브랜딩이라서 그런가. 하나하나 완성해가는 느낌이 좋았다.컬러 시스템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로고 끝나고 컬러 시스템 작업 들어갔다. 메인 컬러는 정했으니까 서브 컬러 정하면 되겠지. 쉽게 생각했다. 틀렸다. 메인 하나로는 안 됐다. 패키지 배경, 포인트 컬러, 텍스트 컬러, 강조 컬러. 최소 5개는 있어야 했다. 컬러 조합 테스트 시작했다. 메인 녹색에 베이지 더했다. 자연스러웠다. 포인트로 코랄 핑크 넣었다. 여성스러웠다. 텍스트는 진한 차콜 그레이. 가독성 좋았다. 근데 다 합쳐놓으니까 뭔가 산만했다. 비율 조정했다. 메인 60%, 서브 30%, 포인트 10%. 이 비율로 목업 만들어봤다. 괜찮았다. 접근성도 체크했다. 명도 대비, 색약 모드. UI 하면서 배운 거 여기서도 썼다. 브랜딩이라고 예쁘기만 하면 안 됐다. 실제로 쓸 수 있어야 했다. 가이드 문서 만들었다. 컬러 코드, RGB, CMYK, Pantone. 사용 예시, 금지 사항. A4 15장짜리 PDF. 회사 다닐 때 본 브랜드 가이드 참고했다. 그때는 이해 안 갔는데, 지금은 왜 필요한지 알았다. 패키지는 입체였다 패키지 디자인 시작했다. 화면 안에서만 작업하던 내가 박스를 디자인한다고? 새로웠다. 박스 전개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클라이언트한테 받은 사이즈 있었다. 10cm x 10cm x 3cm.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전개도 그렸다. 접히는 부분, 풀칠하는 부분, 여백. 로고 배치했다. 정면, 옆면, 윗면. 어디에 뭘 넣을지 고민했다. 제품명은 정면, 성분 표시는 뒷면, QR코드는 옆면. 정보 위계 정리했다. UI 하던 방식 그대로 적용했다. 목업 작업했다. 포토샵에서 스마트 오브젝트로 실물처럼 만들었다.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여러 개 쌓아놓은 모습. 클라이언트한테 보냈다. "실물로 보고 싶어요." 당연한 요청이었다. 인쇄소 연락했다. 샘플 10개, 35만원. 비쌌다. 견적에 없던 비용이었다. 고민했다. 그냥 내 돈으로 뽑았다. 제대로 하고 싶었다. 일주일 뒤 샘플 왔다. 박스 뜯었다. 모니터에서 보던 거랑 달랐다. 실물이 더 예뻤다. 만졌다. 종이 질감, 코팅 느낌. 내가 디자인한 게 물건이 됐다. 신기했다. 클라이언트 미팅 때 가져갔다. "와, 이거 진짜 상품 같아요." 웃었다. "상품이에요." 그날 수정 사항 거의 없었다. 실물 보니까 확신 생겼나 보다. 인스타 템플릿까지 마지막 작업. 인스타 피드 템플릿. 브랜드 계정 운영할 거니까 일관성 있는 템플릿 필요하다고 했다. 피드 9개 기준으로 짰다. 3x3 그리드. 제품 사진, 텍스트 카드,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3개 패턴 반복하면 깔끔했다. 템플릿 5종 만들었다. 신제품 소개용, 이벤트용, 정보 전달용, 후기 공유용, 브랜드 스토리용. 각각 포토샵 파일로 줬다. 클라이언트가 텍스트랑 이미지만 바꿔 쓸 수 있게. 폰트도 정리했다. 브랜드 전용 폰트 사면 좋은데 예산 없어서 무료 폰트 조합했다. 제목용, 본문용, 강조용. 라이선스 확인하고, 다운로드 링크 정리해서 전달했다. SNS 가이드 문서도 만들었다. 톤앤매너, 해시태그 전략, 업로드 시간대. UI 디자이너가 이런 것까지? 근데 브랜딩은 이런 것까지였다. 전체를 다 봐야 했다. 납품 날 3개월 걸렸다. 계약서에는 2개월이었는데 한 달 늦었다. 중간에 방향 바꾼 것도 있고, 내가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한 것도 있었다. 최종 파일 정리했다. 로고 원본(AI, EPS, PNG, SVG), 컬러 가이드 PDF, 패키지 전개도, 인스타 템플릿, 폰트 파일. 구글 드라이브에 업로드하고 링크 보냈다. 잔금 400만원 들어왔다. 통장 확인했다. 3개월 동안 다른 작업 거의 못 했으니까 이 돈이 전부였다. 시급 계산하면 회사 다닐 때보다 낮았다. 근데 후회 안 했다. 클라이언트한테 전화 왔다.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브랜드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런칭하면 연락 주세요." "네, 제품 보내드릴게요." 전화 끊었다. 고양이 쓰다듬었다. "나 브랜딩 했다." 혼잣말했다. 뿌듯했다. 달라진 거 그 후로 브랜딩 문의 더 들어왔다. 포트폴리오에 올렸더니 반응 좋았다. "UI만 하시는 줄 알았어요." 지금 두 번째 브랜딩 프로젝트 하는 중이다. 이번엔 견적 1200만원 받았다. 경험 생겼으니까. 자신감도 붙었으니까. UI 작업도 달라졌다. 브랜딩 관점으로 보게 됐다. 버튼 하나 디자인해도 '이 브랜드답게' 생각한다. 전체를 보게 됐다. 어려웠다. 밤샘 많이 했다.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근데 그래서 재밌었다. 성장하는 느낌 있었다. UI만 계속 했으면 못 느꼈을 거다. 프리랜서 장점이 이거다. 하고 싶은 거 도전할 수 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실패해도 내 책임이고, 성공해도 내 거다. 다음엔 뭘 해볼까. 모션 그래픽? 3D? 아직 모른다. 근데 또 하고 싶은 거 생기면 할 거다. 견적서 쓰면서 검색하면서 배우면서. 그렇게 프리랜서 산다.브랜딩 한 번 해보길 잘했다. UI만 하는 디자이너에서 브랜드 만드는 디자이너 됐으니까.
- 16 Dec, 2025
프리랜서 커뮤니티에서 정보 공유받은 꿀팁 best 5
프리랜서 커뮤니티에서 건진 꿀팁 Best 5 어제 밤 11시. 프리랜서 단톡방이 불타올랐다. "계약금 안 주고 작업 시작하래요. 어떻게 해야 하죠?" 새벽 2시까지 답장 50개. 다들 경험담 쏟아냈다. 나도 4년 전엔 몰랐다. 계약서 없이 일 받고, 견적 깎이고, 돈 못 받고. 커뮤니티 없었으면 진작 망했을 거다. 오늘은 거기서 건진 꿀팁 정리한다. 검증된 것들만.1. 클라이언트 필터링 - 첫 메일로 걸러라 첫 메일에 답이 있다더니 진짜다. 거르는 신호들:"급해요" (90% 지뢰) "간단한 작업인데요" (절대 간단하지 않음) "포트폴리오 쌓으실 수 있어요" (=돈 없음) "수정 무제한 가능하죠?" (=노예 계약) "예산이 없어서..." (그럼 하지 마)받을 만한 신호들:프로젝트 상세 설명 예산 범위 먼저 제시 일정 여유 있음 이전 작업물 보여줌 회사 정보 공개선배가 알려준 거. "3개 이상 걸리면 거절해. 돈 못 받을 확률 80%." 지난달에 적용했다. "급한데 예산 없어요. 포트폴리오용으로..." 딱 3개. 거절했다. 다음 날 제대로 된 프로젝트 들어왔다. 미안하지만 필터링은 생존이다. 2. 견적 전략 - 내가 원하는 금액의 1.3배를 써라 이건 진짜 신세계였다. 받고 싶은 금액: 300만원 → 견적서: 390만원 왜냐면 클라이언트는 90% 깎는다. "예산이 빠듯해서..." 하면서 10~20% 깎기 시작한다. 그럼 딱 300만원 나온다. 구체적 방법:작업 항목 세분화 (UI 디자인, 수정, 가이드 작성) 각 항목마다 금액 책정 부가세 별도 명시 수정 횟수 명확히 (3회까지 무료, 이후 건당 20만원) 일정 늦어지면 추가 금액커뮤니티에서 본 견적서 샘플. 그대로 따라 했다. 클라이언트가 "전문적이네요" 했다. 깎기는 했지만 예상 범위 안이었다. 300만원 받으려고 300만원 쓰면 250만원 된다. 팩트.3. 계약서 - 무조건 쓴다, 친구라도 "계약서까지는..." 하는 클라이언트 있다. 그럼 정중히 말한다. "회사 방침이에요." 안 되면 안 받는다. 최소한 들어갈 내용:작업 범위 (어디까지 하는지) 금액 (부가세 포함 여부) 지급 방식 (선금 50%, 완료 후 50%) 수정 횟수 (3회까지 무료) 저작권 (양도 or 사용권) 위약금 (일방 취소 시)작년에 친구 소개로 일 받았다. "친한데 계약서까지 쓰면 이상하지 않아?" 안 썼다. 50% 못 받았다. "다음 달에 줄게." 6개월째 연락 두절.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래서 계약서 쓰는 거야." 댓글 30개. 다들 같은 경험 있더라. 이제는 엄마 일 받아도 계약서 쓴다. (농담 아님) 4. 선금 - 30% 최소, 50% 권장 "작업 끝나고 한 번에 받아도 되죠?" 절대 안 된다. 선배들 통계. 선금 안 받으면 돈 못 받을 확률 40%. 선금 받으면 5%. 선금 받는 이유:클라이언트 진정성 확인 (돈 낼 의지 있는지) 작업 중단 시 최소 보상 계약 구속력 생김 내 생활비 확보"선금은 관례입니다" 하면 대부분 준다. "어... 그런 건가요?" 하면서 입금한다. 안 주겠다는 클라이언트? 100% 나중에도 안 준다. 커뮤니티 선배들 만장일치. 지난 3년간 선금 받고 시작. 돈 못 받은 적 딱 1번. 그것도 회사 망해서 그런 거. 50%는 받았으니 손해 적었다.5. 업무 범위 - '간단한 수정' 절대 없다 "로고만 살짝 바꿔주세요." → 전체 리디자인 요구 "색상만 바꾸면 돼요." → 레이아웃 뜯어고침 "간단해요." → 절대 간단하지 않음 수정 요청 대응법: 1번 수정: "반영했습니다." 2번 수정: "반영했습니다." 3번 수정: "3회 수정 완료되어 추가 수정은 건당 20만원입니다." 처음엔 미안해서 그냥 해줬다. 5번, 7번, 10번... 끝이 없더라. 커뮤니티에서 배운 거. "선 긋기." "계약서에 명시된 수정 횟수 초과했습니다" 하면 된다. "에이 그 정도는..." 하는 클라이언트. "네, 그 정도니까 20만원입니다" 하면 끝. 신기하게도 돈 얘기 나오면 수정 요청 줄어든다. "아 그냥 이대로 할게요." 매직. 작업 범위 명확히:디자인 시안 3개 수정 3회까지 PPT 10페이지 추가 페이지는 장당 5만원 급하면 특급료 30%계약서에 다 쓴다. 애매한 거 하나 없이.어제 후배가 물었다. "프리랜서 어때요?" "자유롭고 불안해" 했다. 커뮤니티 없었으면 진작 관뒀을 거다. 거기서 배운 건 기술이 아니라 생존법이었다. 선배들이 넘어진 자리에 표지판 세워뒀다. "여기 구덩이 있어. 조심해." 나도 이제 후배들한테 그렇게 한다. "계약서 써", "선금 받아", "수정 제한해" 당연한 말 같지만 처음엔 다들 모른다. 나도 그랬으니까. 다음 달 수입 0원일 때도. 커뮤니티 들어가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다. 그것만으로도 버틴다. 오늘도 단톡방에 새 질문 올라왔다. "퇴근 후 작업 요청하는데 어떻게 대응하죠?" 답 달 준비 중이다.지금 통장 잔고 확인했다. 두 번째.
- 12 Dec, 2025
전 직장 동료의 외주 연결이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이유
전 직장 동료의 외주 연결이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이유 목요일 저녁, 카톡 한 통 저녁 7시. 작업 막바지. 전 직장 선배한테 카톡 왔다. "한프리~ 우리 팀에서 PPT 디자인 급하게 필요한데, 받을 수 있어?" 읽자마자 답장했다. "네! 가능합니다. 언제까지요?" 3초 만에 답장 온다. 프리랜서는 빠른 답장이 경쟁력이다. 선배가 대충 설명해줬다. 40페이지, 다음 주 월요일까지, 예산 80만원. 계산기 두드렸다. 페이지당 2만원. 나쁘지 않다. 주말 이틀 꼬박 매달리면 된다. "감사합니다. 할게요!" 통화 끊고 나니까 복잡했다. 고맙다. 근데 뭔가 껄끄럽다.전 직장 동료가 연결해주는 일의 패턴 프리랜서 4년 하면서 깨달은 거. 일의 30%는 전 직장 인맥에서 온다. 선배, 동기, 후배. 다들 회사 다니면서 외주 필요할 때 나한테 연락한다. 패턴이 있다. 첫째, 급하다. "내일까지 가능해?" "이번 주 안에" 여유 있는 프로젝트는 잘 안 온다. 사내 디자이너가 안 되는 걸 나한테 넘긴다. 둘째, 예산이 애매하다. 회사 예산은 있는데 정식 외주 맡기기엔 적다. 그래서 아는 사람한테 부탁한다. "우리 예산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데..." 셋째, 수정 요청이 많다. 클라이언트가 여러 명이다. 팀장, 부장, 임원, 대표. 다들 한마디씩 한다. 넷째, 계약서가 없다. "우리 사인데 뭘 그렇게까지" 그냥 카톡으로 합의하고 시작한다. 나중에 문제 생기면 곤란한 건 나다. 그래도 받는다. 왜냐면 일감이 필요하니까.고마운 건 진짜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고맙다. 프리랜서 초반 1년은 지옥이었다. 일감 없어서 통장 바닥났다. 부모님한테 손 벌릴 뻔했다. 그때 연락 온 게 전 직장 동기였다. "너 프리랜서 한다며? 우리 팀 로고 만들어줄래?" 60만원짜리 작은 프로젝트. 그때 그 돈이 얼마나 큰지. 그 이후로도 계속 연결해줬다. 동기 팀 프로젝트, 선배 부서 PT, 후배 회사 홈페이지. 포트폴리오도 쌓였다. 대기업 작업물은 아무래도 보기 좋다. 가끔 밥도 산다. "이번 건 수고했어. 밥 사줄게." 회사 구내식당 밥이 그립다. 이 인맥이 없었으면 지금 나 없다. 그건 확실하다. 근데 왜 이렇게 불편한가 문제는 관계다. 선배한테 견적서 제대로 못 쓴다. "80만원이요? 좀 비싼데..." "아 네, 그럼 70으로 할게요." 갑과 을이 명확해진다. 전엔 같은 회사 동료였는데. 후배가 수정 요청할 때도 그렇다. "언니 미안한데 이거 하나만 더..." 열 번째 수정이어도 "응, 해줄게" 한다. 거절을 못 한다. 다음 일도 생각해야 하니까. 한 번은 동기가 이랬다. "야 너 진짜 프리랜서구나. 우리가 돈 주는 사람이네." 농담이었겠지. 근데 웃으면서도 기분이 이상했다. 우리 관계가 이제 거래 관계다.가장 힘든 순간 작년 11월이었다. 선배가 큰 프로젝트 연결해줬다. 브랜딩 작업, 500만원. 3주 동안 매달렸다. 컨셉부터 로고, 명함, 리플렛까지. 최종 발표 전날. 선배한테 전화 왔다. "한프리야, 미안한데 우리 예산이 잘못 나왔어." "네? 어떻게요?" "500 중에 200만원만 줄 수 있을 것 같아." 머리가 하얘졌다. 이미 다 만들었다. 계약서는 없었다. "선배, 그건 좀..." "야 나도 어쩔 수 없어. 위에서 그러는데. 니가 이해해줘." 결국 300만원에 합의했다. 선배가 개인돈 100 보탰다. 그날 밤 엄청 울었다. 화가 났다. 근데 누구한테 화를 내야 하나. 선배한테? 그 사람도 직장인이다. 회사한테? 내가 계약서를 안 썼다. 나한테? 그게 맞는 것 같다. 다음 날 선배가 미안하다고 연락 왔다. "진짜 미안해. 밥 사줄게." 밥으로 해결되는 게 아닌데. 그래도 "괜찮아" 했다. 관계가 깨질까 봐. 언제까지 가능할까 요즘 이 생각 자주 한다. 이 방식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전 직장 퇴사한 지 4년. 동료들이랑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 선배는 임원 달았다. 이제 외주 같은 거 직접 안 챙긴다. 동기들은 애 낳았다. 야근도 힘든데 내 일 챙겨줄 여유 없다. 후배들은 이직했다. 새 회사에서 날 모른다. 인맥은 소모품이다. 계속 일만 받으면 마른다. 나도 밥 사고 선물하고 연락한다. 근데 한계가 있다. 나는 프리랜서니까 시간이 곧 돈이다. 가끔 무섭다. 5년 후엔 누가 날 기억할까. 새로운 영업처를 찾아야 한다. 근데 그게 쉽지 않다. 모르는 회사한테 메일 보내면 99% 무시당한다. 전 직장 인맥이 편하다. 그래서 여기에 기댄다. 근데 이게 맞나. 결국 내가 바꿔야 하는 것 지난주에 결심했다. 이제 좀 바꾸자. 첫째, 계약서 쓴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어도. "형식상 필요해서요" 하고 쓴다. 둘째, 견적 안 깎는다. "제 작업 단가가 이래서요" 딱 말한다. 안 되면 안 받는다. 셋째, 수정 횟수 명시한다. "수정 3회까지 포함이에요. 추가는 건당 10만원입니다." 미안해하지 않는다. 넷째, 새로운 클라이언트 찾는다. 매달 영업 메일 10통씩 보낸다. 거절당해도 괜찮다. 다섯째, 전 직장 인맥은 소중히 한다. 근데 일로만 연결되지 않는다. 일 없어도 연락하고 밥 먹는다. 쉽지 않다. 어제도 선배한테 견적 깎아줬다. "이번만" 하면서. 근데 조금씩이라도 바꾸려고 한다. 안 그러면 5년 후가 더 불안하다. 그래도 전 직장 동료들한테 진심으로 고맙다. 그 사람들 없었으면 진짜 못 버텼다. 다만 이제는 알았다. 관계와 일은 분리해야 한다. 친구면서 클라이언트일 순 없다. 을의 위치에서 우정은 오래 못 간다.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게 서로한테 좋다. 나도 당당하고 상대도 편하다. 그게 진짜 프로다. 작년에 동기가 그랬다. "야 너 이제 진짜 프로같아. 견적서 딱딱 끊어." 칭찬인지 모르겠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프리랜서 5년 차가 되려면. 이런 경계를 잘 그어야 한다. 아직도 어렵지만. 배우는 중이다.관계는 소중하다. 근데 일은 일이다. 그 줄을 타는 게 프리랜서의 숙제다.
- 10 Dec, 2025
부모님의 '언제 취직하냐'는 질문에 대처하는 법
부모님의 '언제 취직하냐'는 질문에 대처하는 법 명절마다 반복되는 질문 명절이다. 아니, 명절이 아니어도 부모님과 통화하면 나온다. "그래서 언제 취직하냐?" 나는 프리랜서 4년차다. 이번 달 수입은 530만원이다. 회사 다닐 때보다 많다. 그런데 부모님은 이걸 '취직'으로 안 친다. "그건 일시적인 거고, 안정적인 회사를 다녀야지." 설명했다. 여러 번. 소용없었다.부모님이 이해 못 하는 이유 부모님 세대는 다르다. 아버지는 한 회사에 32년 다녔다. 어머니는 공무원이었다. 월급날이 정해져 있고, 퇴직금이 있고, 연금이 나온다. 그게 '직업'이다. 나는? 이번 달 530만원, 지난달 280만원, 그 전 달 620만원. 들쑥날쑥하다. "그럼 다음 달은 얼마 벌어?" "모른다." "그게 무슨 직업이냐." 논리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 다음 달 수입을 나도 모른다. 4대보험도 없다. 연차도 없다. 아프면? 그냥 일 못 하는 거다. 수입 제로. 부모님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처음엔 증명하려 했다 "이번 달 통장 봐. 530만원 들어왔어." 어머니가 보셨다. 표정이 복잡했다. "많이 벌었네. 그런데 다음 달은?" "프로젝트 있으면 또 벌지." "없으면?" "..." 증명이 안 된다. 프리랜서는 '이번 달'만 증명할 수 있다. '앞으로'는 불가능하다. 아버지는 다르게 반응했다. "그렇게 많이 벌면 세금 얼마 내냐?" "3.3% 떼고 받아요." "그것만? 나중에 종합소득세 폭탄 맞는다." 맞는 말이다. 실제로 작년 5월에 680만원 냈다. 충격이었다.회사 다니는 동생과 비교당할 때 동생은 중견기업 다닌다. 연봉 4500만원. 매달 세후 280만원 받는다. 나? 월평균 400만원쯤 번다. 더 많다. 그런데 명절 때 누가 칭찬받냐. 동생이다. "우리 막내는 안정적이라 든든해." 나는? "네 나이 때 네 동생은 과장 달았다." 동생은 아직 대리인데. 비교가 시작되면 할 말이 없다. '안정성'이라는 가치 앞에서 '돈'은 약하다. 부모님 세대는 안다. IMF 때 대기업도 망했다는 거. 그래도 회사가 낫다고 믿는다. "최소한 실업급여라도 나오잖니." 맞다. 나는 실업급여도 없다. 월 수입 편차 설명하는 법 이번 달 530만원, 지난달 280만원. 이걸 어떻게 설명하나. 처음엔 평균으로 말했다. "월평균 400만원 정도요." 아버지가 물었다. "그럼 연봉 5000만원인 거네?" 아니다. 프리랜서는 연봉 개념이 없다. 총 매출 4800만원, 세금 빼면 4100만원, 거기서 노트북 값, 소프트웨어 구독료, 코워킹 스페이스 비용 빼면... 설명하다 보면 복잡해진다. 부모님 눈빛이 흐려진다. 지금은 다르게 말한다. "프로젝트 단위로 일해요. 한 건당 3001000만원. 한 달에 12건." 구체적 숫자를 주니 조금 나아졌다. "그럼 이번 달은 몇 건 했어?" "2건이요. 300 하나, 230 하나." "다음 달은?" "지금 견적 넣어놓은 게 2개 있어요." 확정은 아니지만, 최소한 '일하고 있다'는 느낌은 준다."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냐" 이 질문이 제일 어렵다. 솔직히 나도 모른다. 5년 뒤? 10년 뒤? 계속 프리랜서일까? 업계 선배 말로는 프리랜서 5년 넘기면 취업 어렵다고 한다. 나이도 있고, 조직 생활 적응 힘들고. 그럼 평생 프리랜서인가? 40대, 50대에도 새벽 2시에 수정 작업할 수 있을까? 부모님은 이런 불안을 정확히 짚는다. "지금이야 젊으니까 되지. 나중엔?" 대답 못 했다. 실제로 불안하니까. 그런데 회사 다니는 친구들도 불안하다. 구조조정, 명예퇴직, 40대 전에 나가라는 압박. "적어도 퇴직금은 있잖아." 어머니 말씀. 나는 퇴직금 대신 연금저축 들었다. 매달 50만원. 설명했는데 별로 안심 안 하신다. 실제로 했던 대화 어머니: "네가 아프면 어떡하냐?" 나: "그냥 쉬죠." 어머니: "돈은?" 나: "..." 아버지: "보험은 들었냐?" 나: "실손보험 있어요." 아버지: "그것만? 암보험, 연금보험은?" 나: "..." 동생: "누나, 그냥 회사 다녀. 편해." 나: "너는 매일 야근하잖아." 동생: "그래도 월급은 나와." 할 말이 없다. 다들 맞는 말이다. 결국 찾은 방법 증명을 포기했다. 설득을 포기했다. 대신 '보고'만 한다. "이번 달 일 잘 끝났어요." "다음 달 프로젝트 계약했어요." "통장에 돈 들어왔어요." 매달 한 번씩. 구체적 금액은 안 말한다. 그냥 '일하고 있다'는 것만. 부모님도 조금씩 바뀌었다. '언제 취직하냐'가 '일은 잘되냐'로 바뀌었다. 완전히 인정받진 못했다. 그래도 '저 애는 저렇게 사는구나' 정도는 받아들이신 것 같다. 명절 때 친척들이 물으면 어머니가 대답하신다. "쟤는... 디자인 프리랜서로 일해. 요즘 시대엔 그런 것도 있다더라." 어정쩡하다. 그래도 '백수'보단 낫다. 여전히 어려운 것들 친구 결혼식에서 부모님을 만났다. "따님은 어디 다니세요?" "프리랜서로 디자인 일 해요." "아, 그럼 취업 준비 중이시구나." 아니, 지금 일하는 건데. 설명하기 귀찮다. 그냥 웃었다. 부모님도 설명 귀찮으신가 보다. 요즘은 "회사 다닌다"고 하신다고 들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여러 회사와 일하니까. 실질적 조언들 같은 처지 프리랜서들과 얘기해봤다. 다들 비슷하다.평균 수입으로 말하지 마라. 프로젝트 단위로 말해라. 세금 신고 완료 문자 보여줘라. '정식으로 일한다'는 증거. 클라이언트 회사 이름 말해라. 대기업 프로젝트면 효과 좋다. 통장 잔고 보여주지 마라. 변동 심하면 오히려 불안해하신다. '다음 달 일 없다' 말하지 마라. 부모님은 해결 못 하신다. 걱정만 하신다.효과 있었던 건 '월세 밀린 적 없다'는 거다. "지금까지 월세 한 번도 안 밀렸어요. 카드값도 항상 제때." 이게 제일 안심하신다. 수입이 얼마든, 살아가는 데 문제없다는 증거니까. 포기하지 않은 것 부모님이 인정 안 해도 나는 계속한다. 회사 다닐 때가 더 불행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울었다. 회의 시간에 딴생각했다. '내가 왜 여기 있지?' 지금은? 힘들어도 내 선택이다. 새벽 2시 수정 작업도, 견적 깎아달라는 요청도, 다 내가 선택한 거다. 다음 달 수입 불확실해도, 연차 없어도, 나는 이게 낫다. 부모님이 이해 못 하셔도 괜찮다. 내 인생이니까. 언젠가는 알아주실까? 모르겠다. 그냥 잘 살면 되는 거다. 그게 최고의 증명이다. 최근 변화 지난달 어머니가 전화하셨다. "네 일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자기 딸도 그렇게 하고 싶대." "..." "요즘 젊은 애들은 다 그런가 봐." 미세한 변화다. 그래도 변화다. 아버지는 여전히 걱정하신다. 연금, 보험, 노후. 맞는 말이다. 나도 걱정된다. 그래도 지금은 이게 맞다. 나한테는.부모님의 인정은 천천히 온다. 아니, 안 올 수도 있다. 그래도 내 선택은 계속된다.
- 09 Dec, 2025
계약서를 안 읽다가 당한 일들
계약서를 안 읽다가 당한 일들 첫 번째 사건: 수정 무제한의 지옥 프리랜서 1년 차였다. 클라이언트가 좋은 사람 같았다. 웃으면서 "한프리님 포트폴리오 정말 마음에 들어요"라고 했다. 계약서 받았다. 대충 훑어봤다. 금액 확인하고 바로 싸인했다. "수정은 3회까지 무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수정 요청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 진행한다"는 문구가 있었다. '합리적'의 기준은 클라이언트가 정했다. 첫 시안 보냈다. "좋은데요, 약간만 수정해주세요." 12번 수정했다. 12번. 색 바꾸고, 레이아웃 바꾸고, 다시 원래대로 돌리고, 또 바꾸고. "어제 말씀하신 A안으로 다시 가면 안 될까요?" 300만원 프로젝트에 한 달 반을 썼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최저임금도 안 됐다. 그때 배웠다. "수정 N회"를 명확히 명시하지 않으면 끝이 없다는 걸.두 번째 사건: 지연 페널티는 나만 2년 차 여름이었다. 스타트업 브랜딩 프로젝트. 600만원. 큰 건이었다. 계약서에 이렇게 써 있었다. "작업 기간 60일, 납기 지연 시 일당 5만원 차감." 나는 봤다. 근데 다른 조항은 안 봤다. "클라이언트의 피드백 지연은 작업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었다. 시안 보냈다. 2주 뒤에 피드백 왔다. "죄송해요, 대표님이 출장 가셔서요." 수정안 보냈다. 또 2주. "내부 검토 중입니다." 최종안 보냈다. 또 10일. "이사회 승인 기다리고 있어요." 결국 90일 걸렸다. 클라이언트 피드백 대기 시간만 40일. 근데 나한테 청구서 왔다. "30일 지연, 150만원 차감." 항의했다. "피드백 늦으신 거잖아요." "계약서 보세요. 저희 피드백 지연은 별개입니다." 그때 배웠다. 페널티는 쌍방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걸. 지금은 이렇게 쓴다. "클라이언트 피드백 지연 시 납기 자동 연장."세 번째 사건: 저작권은 누구 거? 3년 차 봄. 화장품 브랜드 패키지 디자인. 800만원. 작업 끝났다. 돈 받았다. 포트폴리오 올렸다. 일주일 뒤 연락 왔다. "한프리님, 포폴 내려주세요." "네? 왜요?" "저작권이 저희한테 있어요. 계약서에 있습니다." 확인했다. 있었다. "본 프로젝트의 모든 저작권은 갑(클라이언트)에게 귀속된다." 포트폴리오 권리도 없었다. 수정도 못했다. 2차 사용도 못했다. 내 작업물인데 내 거가 아니었다. 더 황당한 건 1년 뒤였다. 그 클라이언트가 내 디자인을 다른 제품에도 썼다. 추가 비용 없이. "저작권 저희 거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계약서에 그렇게 써 있었으니까. 지금은 이렇게 쓴다. "저작권 양도 시 추가 비용 발생. 포트폴리오 사용 권리는 을(디자이너)에게 있음." 저작권 양도하려면 최소 30% 더 받는다.네 번째 사건: 선금 없이 시작한 참사 4년 차 겨울. 광고 대행사에서 연락 왔다. "급한 프로젝트인데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450만원. 2주 작업. 괜찮았다. "선금은요?" "저희는 프로젝트 완료 후 일괄 정산이에요. 대행사라서요." 믿었다. 대행사면 괜찮겠지. 2주 밤샘하면서 끝냈다. 최종 파일 넘겼다. "정산은 언제쯤 되나요?" "다음 달 25일이요." 다음 달 25일. 연락 없었다. 내가 연락했다. "아, 클라이언트 쪽에서 아직 입금이 안 됐어요." 또 한 달.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3개월 뒤에야 받았다. 그것도 100만원 깎여서. "클라이언트가 수정 많았다고 차감했어요." 싸우기 싫었다. 350만원이라도 받았다. 계약서에 이렇게 써 있었다. "최종 금액은 클라이언트 평가 후 확정." 그때 배웠다. 선금 50%는 무조건이라는 걸. 지금은 선금 안 주는 곳이랑 안 한다. 아무리 급해도. 다섯 번째 사건: 비밀유지 조항의 함정 2년 차 가을. 스타트업 앱 디자인. 500만원. 계약서에 "비밀유지의무" 조항이 있었다.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렇게 써 있었다. "프로젝트 관련 모든 사항은 영구적으로 비밀유지. 포트폴리오 사용 시 사전 서면 동의 필수." 작업 끝나고 포폴 올리려고 연락했다. "안 됩니다. 저희 서비스 아직 런칭 전이에요." 1년 뒤. "아직이요." 2년 뒤. 그 스타트업 망했다. 내 포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500만원짜리 작업이 증명 불가능. 이력서에 "비공개 프로젝트"라고만 쓸 수밖에. 지금은 이렇게 쓴다. "비밀유지 기간은 서비스 런칭 후 3개월까지. 포트폴리오는 회사명 비공개 조건으로 사용 가능." 내 커리어도 중요하니까. 여섯 번째 사건: 계약 해지 조항 3년 차 여름. 장기 프로젝트. 월 300만원씩 6개월. 계약서에 "해지 시 30일 전 통보" 조항이 있었다. 클라이언트만. 나는? "을은 즉시 해지 불가. 위약금 50% 발생." 2개월 차에 다른 큰 프로젝트 들어왔다. 시간이 안 됐다. "죄송한데 계약 종료하면 안 될까요?" "위약금 600만원입니다. 남은 4개월치 50%요." 안 할 수도 없었다. 600만원은 너무 컸다. 결국 둘 다 했다. 한 달 동안 하루 4시간씩만 잤다. 큰 프로젝트는 퀄리티 낮아졌고, 장기 프로젝트는 연장됐다. 그때 배웠다. 해지 조항은 동등해야 한다는 걸. 지금은 이렇게 쓴다. "쌍방 30일 전 통보 시 위약금 없이 해지 가능." 일곱 번째 사건: 부가세의 비밀 1년 차. 처음 받은 큰 프로젝트. 1000만원. "천만원 받는다!" 기뻤다. 계약서에 "공급가 1000만원" 이렇게만 써 있었다. 세금계산서 끊었다. 1000만원 + 부가세 100만원 = 1100만원 받는 줄 알았다. 입금 확인했다. 1000만원. "부가세는요?" "계약 금액이 1000만원이잖아요. 부가세 포함이요." 실수령액 910만원. (부가세 100만원 나중에 환급받음) 지금은 무조건 "부가세 별도"라고 쓴다. "공급가 1000만원 (VAT 별도)" 10% 차이는 크다. 지금 내 계약서 이제 내 계약서는 이렇다. 작업 범위작업 항목 구체적으로 (메인 5페이지, 서브 10페이지) 수정 횟수 명시 (3회, 추가 시 회당 50만원) 추가 요청 시 별도 견적기간 및 일정총 작업 기간 (클라이언트 피드백 기간 제외) 피드백 기한 (7일 이내, 초과 시 납기 자동 연장) 지연 페널티 (쌍방 동일, 일 5만원)금액 및 지불총 금액 (부가세 별도) 선금 50% (작업 시작 전) 잔금 50% (최종 파일 전달 전) 지불 기한 (7일 이내)저작권기본 사용권만 양도 (특정 프로젝트 내) 저작권 완전 양도 시 +30% 포트폴리오 사용권은 디자이너 보유 2차 사용 시 별도 협의해지 조항쌍방 30일 전 통보 진행분은 정산 후 해지 클라이언트 귀책 시 50% 지급 디자이너 귀책 시 선금 반환기타비밀유지 기간 (서비스 런칭 + 3개월) 분쟁 해결 (서울중앙지방법원 관할) 계약서 수정은 서면 합의A4 3장 분량. 처음엔 "너무 깐깐하다"고 했다. 근데 제대로 된 클라이언트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까다롭게 구는 곳은 애초에 거를 수 있었다. 계약서 협상 팁 1. 수정하자고 먼저 말하기 "계약서 검토했는데 몇 가지 수정하면 안 될까요?" 클라이언트 계약서 그대로 쓰면 100% 불리하다. 2. 구체적 숫자로 "합리적 범위" "적절한 기간" 이런 거 다 빼기. "수정 3회" "피드백 7일 이내" 이렇게. 3. 버릴 건 버리기 "저작권 양도는 어렵습니다. 대신 사용권은 드릴게요." 안 되면 금액 올리기. 4. 계약서 읽는 시간 갖기 "계약서 검토 후 내일 회신 드릴게요." 현장에서 바로 싸인 요구하면 의심부터. 5. 변호사 검토 (큰 건은) 500만원 넘는 프로젝트는 20만원 주고 변호사 검토. 나중에 1000만원 날리는 것보다 훨씬 싸다. 지금도 실수는 한다 한 달 전. 급한 프로젝트. 계약서 대충 읽었다. "폰트 라이선스는 을이 책임진다"는 문구 못 봤다. 폰트 라이선스 300만원 나갔다. 몇 번 당해도 또 당한다. 바쁘면 방심한다. 그래도 예전보단 낫다. 1년 차 때는 계약서가 뭔지도 몰랐으니까. 프리랜서 계약서 체크리스트 내가 만든 체크리스트다. 프로젝트 들어올 때마다 확인한다. □ 작업 범위가 구체적인가?□ 수정 횟수가 명시되어 있나?□ 추가 작업 비용 조항이 있나?□ 페널티가 쌍방에 적용되나?□ 선금 조항이 있나?□ 저작권 조항을 확인했나?□ 포트폴리오 사용 가능한가?□ 해지 조항이 공평한가?□ 부가세 별도인가?□ 비밀유지 기간이 합리적인가? 하나라도 이상하면 수정 요청한다. 안 되면 안 받는다.계약서는 안 읽으면 그냥 "네" 하고 도장 찍는 거랑 같다. 몇 번 당하고 나서야 배웠다. 지금은 계약서 읽는 시간이 작업 시간만큼 중요하다는 걸 안다. 아직도 실수하지만, 예전처럼 크게는 안 당한다. 그게 성장이겠지.
- 08 Dec, 2025
클라이언트 에피소드: '디자이너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못하냐'는 말
클라이언트 에피소드: '디자이너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못하냐'는 말 그 말을 들은 순간 목요일 오후 3시. 화상 회의. 클라이언트가 화면 공유를 켰다. 내가 보낸 시안이 떴다. "이게 뭐예요?" 목소리 톤이 이상했다. "디자이너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못하냐고요." 숨이 막혔다. 피드백이 아니었다. 인신공격이었다. "컬러가 이상해요" 같은 게 아니라. "왜 이렇게 못하냐"였다.8년 경력이다. 프리랜서 4년차다. 그동안 수백 개 프로젝트 했다. 대기업 인하우스 4년 했다. 근데 "왜 이렇게 못하냐"를 들었다. 회의 끝나고 30분 동안 멍했다. 노트북 화면만 쳐다봤다. 아무것도 안 보였다. 문제는 피드백이 아니었다 다음 날 다시 봤다. 클라이언트가 뭘 원하는지 정리했다.컬러 톤 차갑게 레이아웃 여백 더 폰트 크기 키워달라이렇게 말하면 되는 거였다. 근데 "왜 이렇게 못하냐"로 시작했다.이건 피드백이 아니다. 감정 표출이다. "이 부분 수정해주세요"는 작업 지시다. "왜 이렇게 못하냐"는 모욕이다. 차이를 모르는 클라이언트가 있다. 프리랜서한테 돈 주면 뭐든 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직원한테는 못하는 말을 프리랜서한테는 한다. 8년 경력이 무너지는 순간 그날 밤 잠이 안 왔다. '정말 내가 못하는 건가?' 포트폴리오를 다시 봤다. 전 직장 작업물, 프리랜서 프로젝트들. 다 괜찮았다. 객관적으로 봐도. 근데 자신감이 흔들렸다. 이게 더 화났다. 한 사람의 한마디가 8년을 무너뜨렸다. 전 직장 팀장은 "한프리 씨 작업 믿고 맡긴다"고 했다. 지난달 클라이언트는 "다음 프로젝트도 꼭 부탁드린다"고 했다. 근데 이 한 사람의 말이 전부를 덮었다. 프로페셔널의 한계 금요일 아침. 수정안 보냈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한 거 다 반영했다. "이게 진작 이렇게 나왔어야죠." 답장이 왔다. 사과는 없었다. '못한다'는 말에 대한.프로페셔널하게 대응했다. "수정 완료했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속으로는 "다시는 일 안 할 거다" 생각했다. 근데 프로페셔널은 감정 빼고 일한다. 그게 프로다. 계약서에 명시된 수정 횟수 2회. 1회 남았다. 끝까지 한다. 내 커리어에 흠 안 남긴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반격이다. 자존감 관리는 내 몫이다 주말 내내 생각했다. 프리랜서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런 클라이언트 어떻게 대응하세요?" 댓글 30개 달렸다. 다들 비슷한 경험 있었다. "디자인 공부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돈 아깝다" "이 정도면 환불 요구해야지" 프리랜서한테는 일상이었다. 그게 더 슬펐다.한 명의 말이 전부가 아니다. 8년이 증명한다.
- 06 Dec, 2025
회사 다니는 친구가 부러운 날
회사 다니는 친구가 부러운 날 통장에 찍힌 숫자 오늘 통장 확인했다. 세 번째다. 어제도 봤는데 또 본다. 친구 은지가 카톡 보냈다. "오늘 급여일이다. 월급 루팡." 스크린샷이 왔다. 통장 화면. 매달 25일. 정확히 290만원. 세후 금액. 같은 숫자. 매달.내 통장도 봤다. 이번 달 410만원 들어왔다. 은지보다 많다. 근데 왜 불안할까. 다음 달 확정된 건 150만원. 그다음 달은 아직 모른다. 410만원 벌었는데 200만원은 써야 안심이다. 은지는 다음 달도 290만원이다. 내년에도 290만원이다. 아프면 병가 쓴다. 월급 나온다. 금요일 저녁의 온도차 어제 금요일이었다. 친구들 단톡방이 난리였다. "퇴근 완료!" "이번 주 드디어 끝" "주말이다 주말" 나도 일 끝났다. PPT 디자인 납품했다. 근데 뭔가 다르다. 친구들은 월요일까지 일 생각 안 해도 된다. 나는 토요일에도 메일 확인한다. 클라이언트가 주말에 연락할 수 있으니까. 은지가 물었다. "너도 주말에 쉬지?" 쉰다. 일 없으면. 근데 일 없으면 불안하다. 이게 쉬는 건가 싶다. 회사 다닐 땐 주말이 진짜 주말이었다. 출근 안 해도 된다. 확실했다. 지금은 '안 해도 되는 건가' 싶다. 아팠던 지난주 지난주 화요일. 몸살 기운이 왔다. 목이 따갑고 머리 아프다. 회사 다닐 때였으면 반차 냈다. 병원 가고 집에서 쉬었다. 프리랜서는 다르다. 쉬면 일정 밀린다. 일정 밀리면 돈 못 받는다. 타이레놀 먹고 버텼다. 작업했다. 5시간. 중간에 두 번 누웠다.은지한테 얘기했다. "나 어제 아팠는데 일했다." "병가 안 냈어?" "우리 병가 없어." "그럼 연차?" "그것도 없어." 전화 너머 침묵. "4대보험은?" "없어." "그럼 아프면?" "버티지 뭐." 은지가 말했다. "너 미쳤다." 아니. 이게 프리랜서다. 회사 다닐 때 건강보험 당연했다.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아까웠다. 왜 이렇게 많이 떼냐고 투덜댔다. 지금은 안다. 그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퇴직금이라는 단어 오늘 아침 뉴스 봤다. "직장인 평균 퇴직금 2700만원" 계산기 두드렸다. 내 경력 8년. 회사 4년 다녔으면 퇴직금 약 1200만원? 나간 회사 퇴직금 받았다. 4년치. 1300만원쯤. 프리랜서 된 지 4년. 퇴직금 0원. 지금 다시 취업하면? 경력은 8년이지만 퇴직금은 0부터 시작이다. 친구 민수는 회사 10년째다. 이직 안 했다. 한 회사. 퇴직금 4000만원 넘는다고 했다. "너도 회사 다니지 그래." 민수가 말했다. "좋은 데 있으면 소개해줘." "진심이야?" "...아니." 진심 반 거짓말 반이다.자유의 무게 프리랜서 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물었다. "자유로워서 좋겠다." "출퇴근 안 해도 되잖아." "하고 싶은 일만 하면 되고." 맞다. 출퇴근 안 한다. 근데 매일 일한다. 회의 시간 자유롭다. 근데 클라이언트 시간에 맞춘다. 하고 싶은 일만 한다. 근데 돈 되는 일 해야 한다. 자유 얻었다. 대신 안정감 잃었다. 회사 다닐 때는 답답했다. 9시 출근 왜 해야 하나. 점심시간 1시간 왜 정해져 있나. 연차 쓰는 데 왜 눈치 봐야 하나. 지금은 그게 그립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월급. 정해진 연차. 정해진 게 하나도 없으니까. 매일 불안하다. 커뮤니티에서 본 글 프리랜서 커뮤니티 들어갔다. 오늘도 비슷한 고민들. "3개월째 일 없어요. 취업할까요?" "클라이언트가 돈 안 줍니다. 어떡하죠?" "프리랜서 경력 인정 안 해주는 회사 많나요?" 댓글 읽었다. "저도 요즘 힘들어요." "견적 깎아달래서 화났어요." "다음 달 일 없으면 알바 할 거예요." 우리 다 비슷하다. 자유를 선택했고. 불안정을 얻었다. 누가 물었다. "그럼 왜 프리랜서 해요?" 답 달았다. "회사는 더 못 다니겠어서요." 좋아요 10개 달렸다. 은지의 질문 저녁에 은지가 전화했다. "오늘 회식이다. 가기 싫다." "안 가면 되지." "팀장이 오래." "그래도 가기 싫으면." "그게 안 돼. 너는 몰라." 맞다. 나는 모른다. 회식 안 가도 된다. 눈치 안 봐도 된다. 근데 은지는 안다. 매달 25일 월급 받는 기분. 주말에 진짜 쉬는 기분. 아플 때 병가 쓰는 기분. "나 프리랜서 부러워." 은지가 말했다. "나 너 부러워." 내가 말했다. 둘 다 웃었다. 쓴웃음이었다. 저녁 9시의 선택 지금 저녁 9시다. 작업 끝났다. 메일함 확인했다. 새 프로젝트 의뢰 왔다. 웹사이트 디자인. 3주 일정. 예산 괜찮다. 답장 써야 한다. "가능합니다" 하면 된다. 근데 손이 안 간다. 이번 달 일 많았다. 다음 달도 이미 두 건 잡혀 있다. 여유 좀 가질까. 통장 봤다. 다시. 담달 확정 금액 150만원. 월세 70만원. 국민연금 건강보험 30만원. 생활비 100만원. 부족하다. 메일 답장 쓴다. "가능합니다. 견적서 보내드리겠습니다." 보내기 눌렀다. 자유 얻었다던 내가. 지금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새벽 1시다. 견적서 다 썼다. 창문 밖 봤다. 조용하다. 회사 다닐 때 이맘때면. 내일 출근 생각에 우울했다. 알람 맞춰놓고. 뭐 입을까 고민하고. 월요일 회의 자료 생각하고. 지금은 그런 거 없다. 내일 출근 안 한다. 알람 안 맞춰도 된다. 입고 싶은 옷 입으면 된다. 불안하다. 근데 자유롭다. 안정적이지 않다. 근데 답답하지 않다. 친구들 부럽다. 근데 나도 괜찮다. 이게 내가 선택한 삶이다. 불안정하지만 내 방식대로. 통장 잔고 걱정하면서도. 아침 늦게 일어날 수 있는 삶. 클라이언트 눈치 보면서도. 상사 눈치는 안 보는 삶. 다음 달이 불안해도. 오늘은 내 시간인 삶.은지한테 카톡 보냈다. "그래도 나 다시 회사 못 다녀." 읽음 표시 떴다. 답은 안 왔다. 자고 있겠지.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 04 Dec, 2025
다음 달 프로젝트가 없으면 새벽 3시에 깨는 이유
다음 달 프로젝트가 없으면 새벽 3시에 깨는 이유 새벽 3시 11분 또 깼다. 핸드폰 봤다. 3시 11분. 이번 달 통장에 들어올 돈 계산했다. 340만원. 세금 떼면 290. 월세 70, 공과금 15, 카드값 80, 부모님 용돈 30, 4대보험 직접 내는 거 20. 남는 건 75만원. 다음 달 프로젝트가 없다. 견적서 보낸 거 3개. 답 없음. 일주일 전에 보냈는데. 잠이 안 온다.통장 잔고 확인은 하루 세 번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근데 새벽에 깨면 또 확인한다. 숫자는 안 변하는데 계속 본다. 작년 같은 달엔 얼마였는지 확인한다. 530만원. 그때는 프로젝트가 3개 겹쳤었다. 지옥이었는데 돈은 많이 벌었다. 지금은? 프로젝트 1개. 이번 주 금요일 끝난다. 그 다음은 모른다. 회사 다니는 친구들은 이해 못 한다. "다음 달 월급 안 들어올 수도 있어" 이런 얘기하면 "에이 설마" 한다. 설마가 아니다. 현실이다. 프리랜서 4년 하면서 프로젝트 공백 한 달 이상은 세 번 겪었다. 그때 통장에서 돈만 빠져나가는 거 보면서 멘탈 붕괴됐다. 그래서 지금은 예비비 500만원 항상 묶어둔다. 근데 그것도 6개월치면 끝이다.견적서 보낸 후 48시간 제일 불안한 시간이다. 견적서 보냈다. 클라이언트가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모른다. 메일 추적 프로그램 깔아봤는데 더 불안해져서 지웠다. 24시간 지나면 카톡으로 "견적서 확인하셨나요?" 보낸다. 존댓말 세 번 확인하고 이모티콘 고민하다가 안 붙이고 보낸다. 48시간 지나면 전화한다. 안 받으면 멘탈 흔들린다. 72시간 지나면 포기하고 다음 건 찾는다. 근데 이번엔 일주일 됐다. 3건 다. 하나는 "예산 조정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3주 전 얘기다. 조정이 3주가 걸리나. 하나는 "내부 검토 중"이다. 2주째 검토 중이다. 하나는 읽씹이다. 카톡 1 떠 있다. 지워지지 않는다. 새벽에 깨서 이것들 생각한다. 견적을 너무 높게 불렀나. 150만원에서 120으로 낮출까. 아니면 100? 그럼 시간당 얼마지. 계산하다가 자존감 바닥 친다. 프리랜서 커뮤니티 밤 10시 밤 10시 넘으면 프리랜서 오픈채팅방이 활성화된다. 다들 낮에는 일하고 밤에 불안해한다. "이번 달 매출 200 넘긴 사람?" "세금 신고 어떻게 해요?" "단가 깎아달라는데 어떻게 대응했어요?" "계약서 없이 일 받아도 되나요?" 똑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나도 똑같이 불안하다는 게 위로가 된다. 어제 누가 "다음 달 일 없는 사람?"이라고 물었다. 6명이 손 들었다. 나도 들었다. "불안해서 잠이 안 와요." "저도요." "새벽 3시에 깬 적 있어요?" "어제도 깼어요." 이상하게 공감되면서 더 불안해진다. 우리 다 이렇게 사나 싶어서.엄마 전화 오면 "요즘 일 잘돼?" 제일 대답하기 싫은 질문이다. "응 잘돼." 거짓말한다. "이번 달에 얼마 벌었어?" "그냥저냥." 얼버무린다. "회사 안 들어갈 거야? 친구 딸은 대기업 다니던데." 멘탈 흔들린다. 끊고 싶은데 참는다. "나 지금 괜찮아. 걱정 마." 괜찮지 않다. 다음 달 프로젝트 없다. 통장 잔고 점점 줄어든다. 새벽마다 깬다. 근데 부모님한테 말하면 "그러니까 회사 들어가라고 했잖아" 들을 게 뻔하다. 말 안 한다. 혼자 버틴다. 전화 끊고 나면 더 불안하다. 정말 회사 다시 들어가야 하나. 근데 이력서에 프리랜서 4년은 어떻게 쓰지. 경력 인정받을 수 있나. 생각 꼬리가 길어진다. 잠은 더 안 온다. 월세 내는 날 매달 3일. 자동이체 걸려 있다. 2일 밤에는 꼭 통장 확인한다. 잔고 부족하면 안 되니까. 이번 달은 괜찮았다. 근데 다음 달은? 그다음 달은? 월세 70만원. 4년 전 계약할 때는 여유로웠다. 회사 다닐 때였으니까. 지금은 무겁다. 일 없는 달엔 진짜 무겁다. 원룸으로 이사 갈까 생각한다. 월세 40만원대로 낮추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 근데 작업실 겸 집인데 방 하나로 가면 클라이언트 미팅도 못 한다. 집 배경 화상으로 보이는데 너무 좁으면 안 된다. 결국 안 옮긴다. 그냥 버틴다. 월세 빠져나간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무겁다. 통장 잔고 70만원 줄어든 거 보면서 한숨 쉰다. 그날 밤은 일찍 잔다. 생각하기 싫어서. 카페에서 일하는 척 집에만 있으면 미친다. 프로젝트 없는 날엔 카페 간다. 노트북 펴고 앉는다. 뭐 하나. 포트폴리오 정리한다. 블로그 글 쓴다. 새 프로젝트 찾아본다. 견적서 템플릿 수정한다. 실제로는 멍 때린다. 옆 테이블에 회사원들 앉아 있다. "오늘 회의 최악이었어" "야근 또 해야 돼" 불평한다. 부럽다. 고정급이 있다는 게. 프리랜서는 아무도 불평할 사람이 없다. 클라이언트한테 불평하면 다음 일 안 준다. 친구들한테 하면 "자유로워서 좋겠다" 소리 듣는다. 자유롭지 않다. 불안하다. 카페 나오면서 아아 한 잔 더 시킨다. 7000원. 오늘 두 번째다. 14000원 썼다. 일 없는데 커피값 쓰는 나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집에만 있으면 더 한심하다. 견적 깎아달라는 메시지 "예산이 빠듯해서요. 조금만 조정 가능할까요?" 150만원 견적 냈다. 100만원으로 해달란다. 작업 기간 2주. 하루 8시간 작업하면 시간당 44000원. 최저시급보다 나은가 계산한다. 고민한다. 3초. 길게는 5초. "네 가능합니다." 답장 보내고 자괴감 든다. 왜 또 이랬지. 근데 안 받으면? 다음 달 수입 0원이다. 받는다. 100만원이라도. 클라이언트는 고맙다고 한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려요." 다음은 또 언제인가. 밤에 계약서 쓰면서 한숨 쉰다. 150에서 100으로 줄어든 50만원이 눈에 밟힌다. 수정 3회 포함이라고 명시한다. 무한 수정 당하면 시간당 단가가 더 떨어진다. 저장하고 보낸다. 선금 50% 입금되면 시작한다. 입금 확인할 때까지는 또 불안하다. 선금 50% 입금 확인 핸드폰 진동. "[Web발신] 한프리님 입금 500,000원" 숨 쉰다. 겨우. 통장 잔고 확인한다. 숫자가 올라갔다. 500,000원. 다음 달이 조금 덜 불안하다. 조금만. 근데 잔금 50%는 작업 끝나고 받는다. 2주 후다. 그 사이에 클라이언트가 잠수 타면? 연락 안 되면? 생각 멈춘다. 일단 시작한다. 파일 열고 작업 들어간다. 레퍼런스 찾고 와이어프레임 그린다. 일할 때는 불안감이 줄어든다. 손이 움직이니까. 뭔가 만들어지니까. 밤 10시까지 작업한다. 허리 아프다. 눈 시리다. 근데 마음은 조금 편하다. 오늘은 새벽 3시에 안 깰 것 같다. (그래도 깬다) 세금 신고 시즌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서류 준비한다. 매출 얼마, 경비 얼마. 계산기 두드린다. 세무사 쓸까 고민한다. 20만원. 아깝다. 직접 한다. 홈택스 들어간다. 화면 보는데 이해 안 된다. 유튜브 검색한다. "프리랜서 세금 신고 방법" 영상 본다. 3시간 걸려서 끝낸다. 세금 120만원 나왔다. 통장에서 120만원 빠져나간다. 순식간이다. 이게 4대보험도 없이 내는 세금이다. 아프면 내 돈으로 병원 간다. 다치면 내 돈으로 치료받는다. 회사 다닐 때는 회사가 반 내줬다. 지금은 다 내 돈이다. 밤에 계산한다. 올해 총 매출 3500만원. 세금 빼고 경비 빼면 실수령 2400만원. 월 200만원. 이게 맞나. 이렇게 살아야 하나. 답 없다. 그냥 산다. 회사 다니는 친구들 만날 때 "요즘 어때?" "바빠. 너는?" "나도. 야근 진짜 많아." 얘기 들으면서 고개 끄덕인다. 공감하는 척한다. 근데 다르다. 너는 야근해도 월급 나온다. 나는 프로젝트 없으면 수입 0원이다. 말 안 한다. 해봤자 "그래도 출퇴근 자유롭잖아" 소리 듣는다. 자유롭지 않다. 새벽 3시에 깨서 통장 확인하는 게 자유로운가. 친구가 "우리 회사 경력직 뽑는대. 지원해볼래?" 묻는다. 순간 흔들린다. 고정급. 4대보షషకରણம. 연차. 퇴직금. "고민해볼게." 대답한다. 집 와서 생각한다. 다시 회사 들어가면? 출근 9시. 퇴근 7시. 회의. 보고. 눈치. 4년 전으로 돌아가는 건가. 그때 답답해서 나왔는데. 근데 지금은? 자유롭지만 불안하다. 뭐가 나은가. 답 모르겠다. 잠 못 잔다. 일 잘 풀릴 때 가끔 있다. 프로젝트가 겹치는 날. 견적서 3개 보냈는데 3개 다 확정됐다. 한 달 수입 500만원 확정. 그날 밤은 편하게 잔다. 새벽에 안 깬다. 통장 잔고 걱정 안 한다. 일정표 빡빡하게 채운다. 바쁘지만 행복하다. 이때는 생각한다. "역시 프리랜서 잘한 선택이야." 근데 이게 한 달 가면 다시 공백 온다. 프로젝트 끝나면 다음 달 일정 텅 빈다. 또 불안하다. 이게 반복이다. 잘될 때와 안 될 때. 오르락내리락. 회사는 평평하다. 매달 비슷하다. 지루하지만 안정적이다. 프리랜서는 롤러코스터다. 재미있지만 멀미 난다. 어느 게 나은가. 아직 모르겠다. 4년째 타고 있다. 대처법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것들 새벽 3시에 깨면 일단 물 마신다. 핸드폰 안 본다. 보면 통장 확인한다. 확인하면 더 잠 안 온다. 눈 감고 숫자 센다. 양 세는 거. 100까지 세면 보통 잔다. 안 되면 일어난다. 억지로 누워 있어도 소용없다. 차라리 일어나서 뭐라도 한다. 밤 작업은 안 한다. 하면 다음 날 망한다. 대신 가벼운 거 한다. 이메일 정리.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블로그 글 쓰기. 1시간 정도 하면 다시 졸린다. 그때 자리 눕는다. 예비비 500만원 묶어둔다. 절대 안 쓴다. 쓰면 불안해서 잠 더 못 잔다. 프로젝트 공백 예상되면 미리 알바 알아본다. PPT 디자인 단기 알바. 시급 15000원. 자존심 상하지만 월세는 나간다. 프리랜서 커뮤니티 자주 들어간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위로받는다. 운동한다. 안 하면 몸도 마음도 망한다. 집 앞 헬스장. 월 6만원. 일주일에 3번. 땀 흘리면 스트레스 조금 풀린다. 친구 만난다. 혼자 있으면 생각 꼬리 길어진다. 밖에 나가서 다른 얘기한다. 완벽한 대처법은 없다. 그냥 버틴다. 하루하루. 그래도 계속하는 이유 왜 그만 안 두냐고 물으면 답 못 한다. 불안하다. 새벽에 깬다. 수입 불규칙하다. 4대보험 없다. 노후 준비 못 한다. 그래도 못 그만둔다. 회사 다닐 때 생각한다. 9시 출근. 눈치. 회의. 보고. 승인. 거절. 다시 수정. 야근. 7시 퇴근은 꿈. 실제론 9시. 그게 더 싫었다. 지금은? 자는 시간 내가 정한다. (못 자지만) 일하는 시간 내가 정한다. 프로젝트 내가 고른다. (고를 처지는 아니지만) 클라이언트 마음에 안 들면 다음부터 안 받는다. 회사는 상사 선택 못 한다. 내가 만든 결과물 내 이름으로 나간다. 회사는 회사 이름으로 나간다. 돈 많이 못 벌어도 내 일이다. 불안해도 내 선택이다. 이게 답인가 모르겠다. 근데 지금은 이렇게 산다. 다음 달 프로젝트 없어도 일단 오늘 산다. 내일도 살 거다.새벽 3시에 깨도 된다. 프리랜서니까. 내일 출근 없으니까. (근데 일은 해야 하니까 낮잠 자면 안 된다)
- 03 Dec, 2025
프리랜서 4년, 통장 잔고를 하루에 몇 번 확인하는 사람의 이야기
프리랜서 4년, 통장 잔고를 하루에 몇 번 확인하는 사람의 이야기 오늘도 통장을 켰다 아침 9시. 눈 뜨자마자 핸드폰 잡는다. 은행 앱 들어간다. 비밀번호 누른다. 잔고 확인한다. 점심 1시. 작업하다 말고 또 켠다. 저녁 7시. 저녁 먹으면서 또. 자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하루 최소 네 번. 많으면 여덟 번. 프리랜서 된 지 4년. 이 습관은 안 고쳐진다. 회사 다닐 땐 안 그랬다. 월급날만 확인했다. 25일 되면 입금되고, 그걸로 한 달 살았다. 단순했다. 예측 가능했다. 지금은 다르다. 언제 돈이 들어올지 모른다. 얼마가 들어올지도 불확실하다. 클라이언트가 "다음 주에 입금할게요" 했는데, 2주가 지나도 안 들어올 때가 있다. 연락하면 "아 죄송해요, 깜빡했어요." 깜빡이 제일 무섭다.300만원이 생존선이다 통장에 300만원 있으면 숨 쉰다. 200만원 떨어지면 불안하다. 100만원 되면 잠이 안 온다. 왜 300만원이냐. 월세 60만원, 관리비 10만원. 통신비, 보험, 구독료 합쳐서 15만원. 식비 50만원, 교통비 10만원. 세금 따로 모으는 돈 50만원. 나머지는 비상금. 이게 한 달 최소 생활비다. 여기에 병원 가거나, 친구 결혼식 가거나, 노트북 고장 나면 더 필요하다. 그래서 300만원은 있어야 한다. 그게 심리적 안전선이다. 500만원 넘으면 좀 여유롭다. 외식도 하고, 옷도 산다. "이번 달은 괜찮네" 싶다. 800만원 넘으면 행복하다. 짧다. 일주일. 곧 세금 낼 거 생각하면 식겁한다. 작년 종합소득세 250만원 냈다. 올해는 더 낼 것 같다. 통장에 돈 쌓이면 일부는 세금용 계좌로 옮긴다. 안 그러면 5월에 멘붕 온다.입금 알림이 최고의 알림이다 "우리은행 입금 2,500,000원" 이 알림 뜰 때가 제일 좋다. 심장이 뛴다. 진짜로. "들어왔다!" 소리 지른다. 고양이가 쳐다본다. 혼자 사는데 누구한테 좋아하냐고. 입금되면 바로 확인한다. 잔고 늘어난 거 본다. 5초 동안 행복하다. 그리고 계산기 두드린다. 이번 달 카드값 80만원. 다음 달 월세 60만원. 세금용 50만원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150만원. 5초의 행복이 끝난다. 그래도 입금은 입금이다. 일한 대가다. 내가 번 돈이다. 다음 프로젝트까지 버틸 수 있다. 입금 안 될 때가 더 많다. 일은 했는데 돈은 안 들어온다. "세금계산서 처리 중이에요" "결재 라인이 길어서요" "담당자가 휴가라서요" 기다린다. 통장만 본다. 새로고침 누른다. 안 들어왔다. 또 누른다. 여전히 없다. 프리랜서는 기다리는 직업이다. 일 없는 달의 공포 5월이었다. 프로젝트 세 개가 동시에 끝났다. 한 달간 미친 듯이 일했다. 600만원 벌었다. 좋았다. 이번 달은 쉬자. 넷플릭스 봤다. 친구 만났다. 낮잠도 자고, 여행 계획도 세웠다. 6월이 왔다. 새 프로젝트가 없었다. 견적 요청 메일이 안 왔다. 처음엔 괜찮았다. "원래 이럴 때 있지." "곧 연락 오겠지." 2주가 지났다. 통장에서 돈만 나갔다. 월세, 카드값, 식비. 3주째. 밤에 잠이 안 왔다. 통장 켜서 계산했다. "이 속도면 8월엔 바닥 친다." 포트폴리오 다시 정리했다. 커뮤니티에 영업 글 올렸다. 전 직장 동료한테 연락했다. "혹시 외주 일 있으면 연락 주세요." 자존심? 그런 거 없다. 프리랜서한테 자존심은 사치다. 7월 중순에 연락 왔다. "PPT 디자인 급한데 가능하세요?" "네 가능합니다." 조건도 안 물어봤다. 일단 받았다. 그렇게 버틴다.통장 보는 게 습관이 된 이유 왜 자꾸 보냐고 물으면, 대답은 간단하다. 불안해서. 회사원은 예측한다. 이번 달 월급 250만원. 다음 달도 250만원. 1년 후에도 250만원. (인상 있으면 더) 프리랜서는 예측 못 한다. 이번 달 500만원. 다음 달 100만원. 다다음 달 0원일 수도 있다. 변동성이 크다. 그래서 확인한다. 현재 상황을 파악한다. 통장이 현실이다. 일기장보다 정직하다. 내가 얼마나 일했는지, 얼마나 벌었는지, 얼마나 썼는지 다 나온다.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친구가 물었다. "그렇게 자주 보면 더 불안하지 않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안 보면 더 불안하다. 모르는 게 더 무섭다. 차라리 본다. 현실을 직시한다. 그리고 대응한다. 통장 적으면 일 찾는다. 넉넉하면 좀 쉰다. 이게 내 시스템이다. 건강하진 않다.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게 프리랜서 생존법이다. 그래도 다시 회사 갈 순 없다 부모님이 말씀하신다. "그냥 회사 다녀. 안정적이잖아." 맞다. 회사가 안정적이다. 월급도 나오고, 4대보험도 있고, 연차도 있고, 퇴직금도 있다. 하지만 못 간다. 정확히는 안 간다. 회사 다닐 때 기억난다. 아침 8시 출근. 저녁 7시 퇴근. (정시 퇴근은 꿈) 회의 2시간, 보고서 작성 1시간. 실제 디자인 작업 시간은 3시간. 내 시간이 없었다. 내 선택이 없었다. 프리랜서는 다르다. 클라이언트는 선택한다. 시간도 조절한다. 못 하겠으면 거절한다. (돈 있을 때) 불안하다. 맞다. 통장 매일 본다. 맞다. 수입 불규칙하다. 맞다. 하지만 자유롭다. 내 이름으로 일한다. 내 책임으로 번다. 이게 좋다. 통장 잔고 보면서 사는 삶. 4년째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할 것 같다. 불안하지만 후회는 안 한다.오늘도 통장 켰다. 네 번째다. 내일도 켤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