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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 04 Dec, 2025
다음 달 프로젝트가 없으면 새벽 3시에 깨는 이유
다음 달 프로젝트가 없으면 새벽 3시에 깨는 이유 새벽 3시 11분 또 깼다. 핸드폰 봤다. 3시 11분. 이번 달 통장에 들어올 돈 계산했다. 340만원. 세금 떼면 290. 월세 70, 공과금 15, 카드값 80, 부모님 용돈 30, 4대보험 직접 내는 거 20. 남는 건 75만원. 다음 달 프로젝트가 없다. 견적서 보낸 거 3개. 답 없음. 일주일 전에 보냈는데. 잠이 안 온다.통장 잔고 확인은 하루 세 번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근데 새벽에 깨면 또 확인한다. 숫자는 안 변하는데 계속 본다. 작년 같은 달엔 얼마였는지 확인한다. 530만원. 그때는 프로젝트가 3개 겹쳤었다. 지옥이었는데 돈은 많이 벌었다. 지금은? 프로젝트 1개. 이번 주 금요일 끝난다. 그 다음은 모른다. 회사 다니는 친구들은 이해 못 한다. "다음 달 월급 안 들어올 수도 있어" 이런 얘기하면 "에이 설마" 한다. 설마가 아니다. 현실이다. 프리랜서 4년 하면서 프로젝트 공백 한 달 이상은 세 번 겪었다. 그때 통장에서 돈만 빠져나가는 거 보면서 멘탈 붕괴됐다. 그래서 지금은 예비비 500만원 항상 묶어둔다. 근데 그것도 6개월치면 끝이다.견적서 보낸 후 48시간 제일 불안한 시간이다. 견적서 보냈다. 클라이언트가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모른다. 메일 추적 프로그램 깔아봤는데 더 불안해져서 지웠다. 24시간 지나면 카톡으로 "견적서 확인하셨나요?" 보낸다. 존댓말 세 번 확인하고 이모티콘 고민하다가 안 붙이고 보낸다. 48시간 지나면 전화한다. 안 받으면 멘탈 흔들린다. 72시간 지나면 포기하고 다음 건 찾는다. 근데 이번엔 일주일 됐다. 3건 다. 하나는 "예산 조정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3주 전 얘기다. 조정이 3주가 걸리나. 하나는 "내부 검토 중"이다. 2주째 검토 중이다. 하나는 읽씹이다. 카톡 1 떠 있다. 지워지지 않는다. 새벽에 깨서 이것들 생각한다. 견적을 너무 높게 불렀나. 150만원에서 120으로 낮출까. 아니면 100? 그럼 시간당 얼마지. 계산하다가 자존감 바닥 친다. 프리랜서 커뮤니티 밤 10시 밤 10시 넘으면 프리랜서 오픈채팅방이 활성화된다. 다들 낮에는 일하고 밤에 불안해한다. "이번 달 매출 200 넘긴 사람?" "세금 신고 어떻게 해요?" "단가 깎아달라는데 어떻게 대응했어요?" "계약서 없이 일 받아도 되나요?" 똑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나도 똑같이 불안하다는 게 위로가 된다. 어제 누가 "다음 달 일 없는 사람?"이라고 물었다. 6명이 손 들었다. 나도 들었다. "불안해서 잠이 안 와요." "저도요." "새벽 3시에 깬 적 있어요?" "어제도 깼어요." 이상하게 공감되면서 더 불안해진다. 우리 다 이렇게 사나 싶어서.엄마 전화 오면 "요즘 일 잘돼?" 제일 대답하기 싫은 질문이다. "응 잘돼." 거짓말한다. "이번 달에 얼마 벌었어?" "그냥저냥." 얼버무린다. "회사 안 들어갈 거야? 친구 딸은 대기업 다니던데." 멘탈 흔들린다. 끊고 싶은데 참는다. "나 지금 괜찮아. 걱정 마." 괜찮지 않다. 다음 달 프로젝트 없다. 통장 잔고 점점 줄어든다. 새벽마다 깬다. 근데 부모님한테 말하면 "그러니까 회사 들어가라고 했잖아" 들을 게 뻔하다. 말 안 한다. 혼자 버틴다. 전화 끊고 나면 더 불안하다. 정말 회사 다시 들어가야 하나. 근데 이력서에 프리랜서 4년은 어떻게 쓰지. 경력 인정받을 수 있나. 생각 꼬리가 길어진다. 잠은 더 안 온다. 월세 내는 날 매달 3일. 자동이체 걸려 있다. 2일 밤에는 꼭 통장 확인한다. 잔고 부족하면 안 되니까. 이번 달은 괜찮았다. 근데 다음 달은? 그다음 달은? 월세 70만원. 4년 전 계약할 때는 여유로웠다. 회사 다닐 때였으니까. 지금은 무겁다. 일 없는 달엔 진짜 무겁다. 원룸으로 이사 갈까 생각한다. 월세 40만원대로 낮추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 근데 작업실 겸 집인데 방 하나로 가면 클라이언트 미팅도 못 한다. 집 배경 화상으로 보이는데 너무 좁으면 안 된다. 결국 안 옮긴다. 그냥 버틴다. 월세 빠져나간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무겁다. 통장 잔고 70만원 줄어든 거 보면서 한숨 쉰다. 그날 밤은 일찍 잔다. 생각하기 싫어서. 카페에서 일하는 척 집에만 있으면 미친다. 프로젝트 없는 날엔 카페 간다. 노트북 펴고 앉는다. 뭐 하나. 포트폴리오 정리한다. 블로그 글 쓴다. 새 프로젝트 찾아본다. 견적서 템플릿 수정한다. 실제로는 멍 때린다. 옆 테이블에 회사원들 앉아 있다. "오늘 회의 최악이었어" "야근 또 해야 돼" 불평한다. 부럽다. 고정급이 있다는 게. 프리랜서는 아무도 불평할 사람이 없다. 클라이언트한테 불평하면 다음 일 안 준다. 친구들한테 하면 "자유로워서 좋겠다" 소리 듣는다. 자유롭지 않다. 불안하다. 카페 나오면서 아아 한 잔 더 시킨다. 7000원. 오늘 두 번째다. 14000원 썼다. 일 없는데 커피값 쓰는 나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집에만 있으면 더 한심하다. 견적 깎아달라는 메시지 "예산이 빠듯해서요. 조금만 조정 가능할까요?" 150만원 견적 냈다. 100만원으로 해달란다. 작업 기간 2주. 하루 8시간 작업하면 시간당 44000원. 최저시급보다 나은가 계산한다. 고민한다. 3초. 길게는 5초. "네 가능합니다." 답장 보내고 자괴감 든다. 왜 또 이랬지. 근데 안 받으면? 다음 달 수입 0원이다. 받는다. 100만원이라도. 클라이언트는 고맙다고 한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려요." 다음은 또 언제인가. 밤에 계약서 쓰면서 한숨 쉰다. 150에서 100으로 줄어든 50만원이 눈에 밟힌다. 수정 3회 포함이라고 명시한다. 무한 수정 당하면 시간당 단가가 더 떨어진다. 저장하고 보낸다. 선금 50% 입금되면 시작한다. 입금 확인할 때까지는 또 불안하다. 선금 50% 입금 확인 핸드폰 진동. "[Web발신] 한프리님 입금 500,000원" 숨 쉰다. 겨우. 통장 잔고 확인한다. 숫자가 올라갔다. 500,000원. 다음 달이 조금 덜 불안하다. 조금만. 근데 잔금 50%는 작업 끝나고 받는다. 2주 후다. 그 사이에 클라이언트가 잠수 타면? 연락 안 되면? 생각 멈춘다. 일단 시작한다. 파일 열고 작업 들어간다. 레퍼런스 찾고 와이어프레임 그린다. 일할 때는 불안감이 줄어든다. 손이 움직이니까. 뭔가 만들어지니까. 밤 10시까지 작업한다. 허리 아프다. 눈 시리다. 근데 마음은 조금 편하다. 오늘은 새벽 3시에 안 깰 것 같다. (그래도 깬다) 세금 신고 시즌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서류 준비한다. 매출 얼마, 경비 얼마. 계산기 두드린다. 세무사 쓸까 고민한다. 20만원. 아깝다. 직접 한다. 홈택스 들어간다. 화면 보는데 이해 안 된다. 유튜브 검색한다. "프리랜서 세금 신고 방법" 영상 본다. 3시간 걸려서 끝낸다. 세금 120만원 나왔다. 통장에서 120만원 빠져나간다. 순식간이다. 이게 4대보험도 없이 내는 세금이다. 아프면 내 돈으로 병원 간다. 다치면 내 돈으로 치료받는다. 회사 다닐 때는 회사가 반 내줬다. 지금은 다 내 돈이다. 밤에 계산한다. 올해 총 매출 3500만원. 세금 빼고 경비 빼면 실수령 2400만원. 월 200만원. 이게 맞나. 이렇게 살아야 하나. 답 없다. 그냥 산다. 회사 다니는 친구들 만날 때 "요즘 어때?" "바빠. 너는?" "나도. 야근 진짜 많아." 얘기 들으면서 고개 끄덕인다. 공감하는 척한다. 근데 다르다. 너는 야근해도 월급 나온다. 나는 프로젝트 없으면 수입 0원이다. 말 안 한다. 해봤자 "그래도 출퇴근 자유롭잖아" 소리 듣는다. 자유롭지 않다. 새벽 3시에 깨서 통장 확인하는 게 자유로운가. 친구가 "우리 회사 경력직 뽑는대. 지원해볼래?" 묻는다. 순간 흔들린다. 고정급. 4대보షషకରણம. 연차. 퇴직금. "고민해볼게." 대답한다. 집 와서 생각한다. 다시 회사 들어가면? 출근 9시. 퇴근 7시. 회의. 보고. 눈치. 4년 전으로 돌아가는 건가. 그때 답답해서 나왔는데. 근데 지금은? 자유롭지만 불안하다. 뭐가 나은가. 답 모르겠다. 잠 못 잔다. 일 잘 풀릴 때 가끔 있다. 프로젝트가 겹치는 날. 견적서 3개 보냈는데 3개 다 확정됐다. 한 달 수입 500만원 확정. 그날 밤은 편하게 잔다. 새벽에 안 깬다. 통장 잔고 걱정 안 한다. 일정표 빡빡하게 채운다. 바쁘지만 행복하다. 이때는 생각한다. "역시 프리랜서 잘한 선택이야." 근데 이게 한 달 가면 다시 공백 온다. 프로젝트 끝나면 다음 달 일정 텅 빈다. 또 불안하다. 이게 반복이다. 잘될 때와 안 될 때. 오르락내리락. 회사는 평평하다. 매달 비슷하다. 지루하지만 안정적이다. 프리랜서는 롤러코스터다. 재미있지만 멀미 난다. 어느 게 나은가. 아직 모르겠다. 4년째 타고 있다. 대처법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것들 새벽 3시에 깨면 일단 물 마신다. 핸드폰 안 본다. 보면 통장 확인한다. 확인하면 더 잠 안 온다. 눈 감고 숫자 센다. 양 세는 거. 100까지 세면 보통 잔다. 안 되면 일어난다. 억지로 누워 있어도 소용없다. 차라리 일어나서 뭐라도 한다. 밤 작업은 안 한다. 하면 다음 날 망한다. 대신 가벼운 거 한다. 이메일 정리.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블로그 글 쓰기. 1시간 정도 하면 다시 졸린다. 그때 자리 눕는다. 예비비 500만원 묶어둔다. 절대 안 쓴다. 쓰면 불안해서 잠 더 못 잔다. 프로젝트 공백 예상되면 미리 알바 알아본다. PPT 디자인 단기 알바. 시급 15000원. 자존심 상하지만 월세는 나간다. 프리랜서 커뮤니티 자주 들어간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위로받는다. 운동한다. 안 하면 몸도 마음도 망한다. 집 앞 헬스장. 월 6만원. 일주일에 3번. 땀 흘리면 스트레스 조금 풀린다. 친구 만난다. 혼자 있으면 생각 꼬리 길어진다. 밖에 나가서 다른 얘기한다. 완벽한 대처법은 없다. 그냥 버틴다. 하루하루. 그래도 계속하는 이유 왜 그만 안 두냐고 물으면 답 못 한다. 불안하다. 새벽에 깬다. 수입 불규칙하다. 4대보험 없다. 노후 준비 못 한다. 그래도 못 그만둔다. 회사 다닐 때 생각한다. 9시 출근. 눈치. 회의. 보고. 승인. 거절. 다시 수정. 야근. 7시 퇴근은 꿈. 실제론 9시. 그게 더 싫었다. 지금은? 자는 시간 내가 정한다. (못 자지만) 일하는 시간 내가 정한다. 프로젝트 내가 고른다. (고를 처지는 아니지만) 클라이언트 마음에 안 들면 다음부터 안 받는다. 회사는 상사 선택 못 한다. 내가 만든 결과물 내 이름으로 나간다. 회사는 회사 이름으로 나간다. 돈 많이 못 벌어도 내 일이다. 불안해도 내 선택이다. 이게 답인가 모르겠다. 근데 지금은 이렇게 산다. 다음 달 프로젝트 없어도 일단 오늘 산다. 내일도 살 거다.새벽 3시에 깨도 된다. 프리랜서니까. 내일 출근 없으니까. (근데 일은 해야 하니까 낮잠 자면 안 된다)
- 03 Dec, 2025
프리랜서 4년, 통장 잔고를 하루에 몇 번 확인하는 사람의 이야기
프리랜서 4년, 통장 잔고를 하루에 몇 번 확인하는 사람의 이야기 오늘도 통장을 켰다 아침 9시. 눈 뜨자마자 핸드폰 잡는다. 은행 앱 들어간다. 비밀번호 누른다. 잔고 확인한다. 점심 1시. 작업하다 말고 또 켠다. 저녁 7시. 저녁 먹으면서 또. 자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하루 최소 네 번. 많으면 여덟 번. 프리랜서 된 지 4년. 이 습관은 안 고쳐진다. 회사 다닐 땐 안 그랬다. 월급날만 확인했다. 25일 되면 입금되고, 그걸로 한 달 살았다. 단순했다. 예측 가능했다. 지금은 다르다. 언제 돈이 들어올지 모른다. 얼마가 들어올지도 불확실하다. 클라이언트가 "다음 주에 입금할게요" 했는데, 2주가 지나도 안 들어올 때가 있다. 연락하면 "아 죄송해요, 깜빡했어요." 깜빡이 제일 무섭다.300만원이 생존선이다 통장에 300만원 있으면 숨 쉰다. 200만원 떨어지면 불안하다. 100만원 되면 잠이 안 온다. 왜 300만원이냐. 월세 60만원, 관리비 10만원. 통신비, 보험, 구독료 합쳐서 15만원. 식비 50만원, 교통비 10만원. 세금 따로 모으는 돈 50만원. 나머지는 비상금. 이게 한 달 최소 생활비다. 여기에 병원 가거나, 친구 결혼식 가거나, 노트북 고장 나면 더 필요하다. 그래서 300만원은 있어야 한다. 그게 심리적 안전선이다. 500만원 넘으면 좀 여유롭다. 외식도 하고, 옷도 산다. "이번 달은 괜찮네" 싶다. 800만원 넘으면 행복하다. 짧다. 일주일. 곧 세금 낼 거 생각하면 식겁한다. 작년 종합소득세 250만원 냈다. 올해는 더 낼 것 같다. 통장에 돈 쌓이면 일부는 세금용 계좌로 옮긴다. 안 그러면 5월에 멘붕 온다.입금 알림이 최고의 알림이다 "우리은행 입금 2,500,000원" 이 알림 뜰 때가 제일 좋다. 심장이 뛴다. 진짜로. "들어왔다!" 소리 지른다. 고양이가 쳐다본다. 혼자 사는데 누구한테 좋아하냐고. 입금되면 바로 확인한다. 잔고 늘어난 거 본다. 5초 동안 행복하다. 그리고 계산기 두드린다. 이번 달 카드값 80만원. 다음 달 월세 60만원. 세금용 50만원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150만원. 5초의 행복이 끝난다. 그래도 입금은 입금이다. 일한 대가다. 내가 번 돈이다. 다음 프로젝트까지 버틸 수 있다. 입금 안 될 때가 더 많다. 일은 했는데 돈은 안 들어온다. "세금계산서 처리 중이에요" "결재 라인이 길어서요" "담당자가 휴가라서요" 기다린다. 통장만 본다. 새로고침 누른다. 안 들어왔다. 또 누른다. 여전히 없다. 프리랜서는 기다리는 직업이다. 일 없는 달의 공포 5월이었다. 프로젝트 세 개가 동시에 끝났다. 한 달간 미친 듯이 일했다. 600만원 벌었다. 좋았다. 이번 달은 쉬자. 넷플릭스 봤다. 친구 만났다. 낮잠도 자고, 여행 계획도 세웠다. 6월이 왔다. 새 프로젝트가 없었다. 견적 요청 메일이 안 왔다. 처음엔 괜찮았다. "원래 이럴 때 있지." "곧 연락 오겠지." 2주가 지났다. 통장에서 돈만 나갔다. 월세, 카드값, 식비. 3주째. 밤에 잠이 안 왔다. 통장 켜서 계산했다. "이 속도면 8월엔 바닥 친다." 포트폴리오 다시 정리했다. 커뮤니티에 영업 글 올렸다. 전 직장 동료한테 연락했다. "혹시 외주 일 있으면 연락 주세요." 자존심? 그런 거 없다. 프리랜서한테 자존심은 사치다. 7월 중순에 연락 왔다. "PPT 디자인 급한데 가능하세요?" "네 가능합니다." 조건도 안 물어봤다. 일단 받았다. 그렇게 버틴다.통장 보는 게 습관이 된 이유 왜 자꾸 보냐고 물으면, 대답은 간단하다. 불안해서. 회사원은 예측한다. 이번 달 월급 250만원. 다음 달도 250만원. 1년 후에도 250만원. (인상 있으면 더) 프리랜서는 예측 못 한다. 이번 달 500만원. 다음 달 100만원. 다다음 달 0원일 수도 있다. 변동성이 크다. 그래서 확인한다. 현재 상황을 파악한다. 통장이 현실이다. 일기장보다 정직하다. 내가 얼마나 일했는지, 얼마나 벌었는지, 얼마나 썼는지 다 나온다.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친구가 물었다. "그렇게 자주 보면 더 불안하지 않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안 보면 더 불안하다. 모르는 게 더 무섭다. 차라리 본다. 현실을 직시한다. 그리고 대응한다. 통장 적으면 일 찾는다. 넉넉하면 좀 쉰다. 이게 내 시스템이다. 건강하진 않다.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게 프리랜서 생존법이다. 그래도 다시 회사 갈 순 없다 부모님이 말씀하신다. "그냥 회사 다녀. 안정적이잖아." 맞다. 회사가 안정적이다. 월급도 나오고, 4대보험도 있고, 연차도 있고, 퇴직금도 있다. 하지만 못 간다. 정확히는 안 간다. 회사 다닐 때 기억난다. 아침 8시 출근. 저녁 7시 퇴근. (정시 퇴근은 꿈) 회의 2시간, 보고서 작성 1시간. 실제 디자인 작업 시간은 3시간. 내 시간이 없었다. 내 선택이 없었다. 프리랜서는 다르다. 클라이언트는 선택한다. 시간도 조절한다. 못 하겠으면 거절한다. (돈 있을 때) 불안하다. 맞다. 통장 매일 본다. 맞다. 수입 불규칙하다. 맞다. 하지만 자유롭다. 내 이름으로 일한다. 내 책임으로 번다. 이게 좋다. 통장 잔고 보면서 사는 삶. 4년째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할 것 같다. 불안하지만 후회는 안 한다.오늘도 통장 켰다. 네 번째다. 내일도 켤 거다.